[강석훈 체제 1년]'한화오션' 탄생 밑거름…구조조정 '신속 추진' 합격점②취임 4개월 만에 한화그룹과 딜 종료…엑시트보단 '턴어라운드'에 초점
김서영 기자공개 2023-06-20 08:12:08
[편집자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을 매듭지으면서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신속 매각' 방침을 실천했다. 다만 국정 과제로 손꼽았던 본점 부산 이전 작업이나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순손실에 따른 자본적정성 경고, 대한항공을 포함한 항공빅딜 마무리 등 산적한 문제들은 여전하다. 더벨은 강 회장의 지난 1년간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3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강석훈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의 첫 번째 성과로 꼽히는 것은 바로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현 한화오션) 매각이다. 강 회장은 취임 후 4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말 한화그룹과의 매각 계획을 전격 발표하면서 신속 매각 공약을 이행했다.분리 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산은은 '통매각'을 성사시켰다. 단순한 손 털기식 매각이 아니라 대우조선의 턴어라운드를 돕는 진정한 의미의 구조조정을 이뤄낸 점도 강 회장의 핵심 성과다.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과 성장을 돕는 국책은행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다.
◇취임 4개월 만에 대우조선 민영화…'신속 매각' 약속 지켰다
대우조선은 21년간 사실상 산은의 자회사와 같았다. 2000년 당시 대우조선공업의 채권단 관리체제가 시작되며 두 회사의 인연이 시작됐다. 시장에선 산은과 수은이 출자전환, 유상증자 등을 통해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약 12조원으로 추산한다. 산은 측은 공적자금으로 볼 수 있는 금액은 4조1000억원이란 입장이다.
수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이 강 회장 체제에 들어 단시간에 매각되자 관련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강 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신속 매각' 기조를 대우조선 매각을 통해 실현한 것이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을 빠르게 매각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GS, 한화 등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을 제외한 국내 대기업집단을 적극 찾아다니며 대우조선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고 전해진다. 이 가운데 포스코와 GS 등은 강 회장의 인수 제안을 고사했다.
대우조선은 산은의 품에 가장 오래 있었던 구조조정 기업이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4차례의 매각 시도가 있었으나 전부 무산됐다. 2019년 5수 끝에 HD현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강 회장 취임 직전인 지난해 초 대우조선 매각은 고차방정식으로 접어들었다. HD현대와의 인수합병(M&A)이 유럽연합(EU)의 벽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3년여간 대우조선의 민영화를 준비했으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원점으로 돌아왔다.

◇'통매각' 성사…단순 엑시트보단 '턴어라운드'에 방점
HD현대와 대우조선의 합병이 좌초되면서 조선업계에선 통매각보다 분리 매각에 무게가 실렸다. 기업결합심사 통과의 걸림돌이 됐던 LNG선 사업 부문을 분리해 나머지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또 다른 방안은 해외에서 인수자를 찾는 방안이다. 방산 부문을 분리해 나머지 부분을 해외에 매각하는 안이다.
두 가지 방안 모두 대우조선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고, 선박 핵심기술이 걸려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또 그렇게 되면 방산 부문 이외의 사업부를 다시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었다.
결국 산은이 한화그룹과 손잡으면서 최선책인 통매각이 성사됐다. 산은이 엑시트에 쉬운 분리 매각이 아니라 사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통매각을 고수했다는 점에서 턴어라운드에 방점을 둔 진정한 의미의 구조조정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우조선은 한화그룹 품에 안겨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꿨고,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로 올해 수주 전망도 밝다.
이제 2조원의 매각 대금에 대한 유상증자 후 남은 산은 지분을 좋은 가격에 매각하는 절차가 남았다. 지난달 23일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컨버전스 등에 대한 제3자배정 유증을 시행했다. 이에 최대주주는 산은에서 한화그룹으로 변경됐다.
유증 후 남은 산은 지분은 31.67%(5229만6592주)다. 최근 한화오션 주가가 상승세를 그리며 남은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산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그룹에 매각할 당시 한화오션 주가는 2만4950원이었다. 유증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 주가는 3만105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우조선 매각 8개월 만에 주가가 24.4%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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