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최고 경쟁률' 이노시뮬레이션…하나증권 전략 적중수요예측 1900대 1 육박, 시큐센 제쳐…B2B 강점 살린 IR전략으로 수요 확보
안준호 기자공개 2023-06-28 07:12:11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확장현실(XR) 솔루션 기업 이노시뮬레이션이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올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1900대 1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앞서 진행됐던 시큐센의 기록을 제쳤다. 공모가 역시 최소 밴드 상단 이상에서 확정될 전망이다.국내 XR 관련 상장사들이 하락세인 점을 고려하면 예상외의 성적표다. 방산 부문 수주에 따른 B2B 사업 모델을 강조한 전략이 투심 확보에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제한폭 확대로 인해 상장일 주가 상승을 기대한 수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관 경쟁률 1900대 1 육박…장기간의 예심·공모 연기 뚫고 흥행 성공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노시뮬레이션은 지난 21~22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19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14~15일 시큐센 수요예측 경쟁률(1801대 1)을 뛰어넘는 결과로, 올해 공모 추진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기록이다.
정확한 경쟁률과 확정 공모가는 이날 오후 공시될 예정이다. 결과 취합 후 중복 수요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최종 경쟁률은 소폭 감소할 수 있다. 다만 이미 1900대 1에 가까운 수준인 만큼 연초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 기록은 무리 없이 가져갈 전망이다.
이노시뮬레이션의 수요예측 결과는 시장 관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과정부터 다소 진통을 겪었다. 지난해 9월 예심 청구 이후 7개월 만에 거래소 문턱을 통과했다. 통상 심사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3~4개월을 넘기지 않는다. 기다림이 길어지며 승인 가능성에 불안을 표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후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금융감독원의 검토 과정에서 투자위험요소 등을 보강한 새 신고서를 제출했다. 5월 시작될 예정이던 공모 일정도 한 달가량 미뤄졌다. 밸류에이션에 변동은 없었지만 국내외 경쟁사들의 상세 현황과 향후 추정 실적의 근거 등이 대폭 추가됐다.
◇시장 눈높이 고려한 밸류에이션, 맞춤형 IR 전략 흥행 비결
공모 일정에 돌입한 이후에도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앞서 상장한 XR 관련 기업의 성적표가 예상보다 저조했다. 지난해 초 상장한 스코넥은 현재 공모가에 못 미치는 가격을 기록 중이다. 직접적인 피어 그룹(Peer group)인 현대오토에버, 토탈소프트 등도 고점 대비 주가가 하락세였다.
주관사인 하나증권은 이를 고려해 세밀한 공모 전략을 짰다. 신고서 정정 가능성을 고려해 예심 승인 후 최대한 빨리 신고서를 제출했다. 기업가치 산정도 주력 사업 위주로 산출했다. XR디바이스와 실감콘텐츠 등 신규 사업은 2022년 수준의 매출액이 유지될 것으로 가정했다. 투자자 눈높이를 고려해 무리한 밸류에이션은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설명회(IR) 과정에서도 같은 전략을 유지했다. 기술적 설명보다는 모빌리티 시뮬레이터와 가상훈련시스템 시장의 성장성에 초점을 맞췄다. 향후 실적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방산 부문에도 설명을 할애했다. 해외 수주가 활발한 국내 기업들과 모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 상황도 흥행을 도왔다. 이날부터 상장일 가격 변동 폭이 '시초가의 –30~+30%'에서 '공모가의 60~400%'로 변경된다. 4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최근 중소형 공모주들 모두 수요예측에서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수요예측과 청약, 상장까지 모든 일정이 다른 기업과 겹치지 않아 기대감이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노시뮬레이션 상장은 하나증권 ECM 1실이 주관하고 있다. 권승택 실장 총괄 하에 임승구 과장이 실무를 맡았다. IR 과정은 IFG파트너스의 김현준 수석팀장이 담당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던 기업인데, 수요예측 결과는 예상 이상으로 성공했다”며 “기존 상장사들보다 밸류에이션에 매력이 있어 상단 수준에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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