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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블록딜 전문가 스카웃 한국증권, '확실한' 영입효과엔켐·두산밥캣 단독 주관, 상반기 리그테이블 1위 유력…KB증권 출신 이한준 부장 '주축'

안준호 기자공개 2023-06-29 13:09:2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블록딜(Block Deal) 부문에서 도드라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조직개편 이후 핵심 인력을 영입한 뒤 연달아 엔켐, 두산밥캣 등 빅딜 주관에 성공했다. 상반기 리그테이블 1위를 달성하며 연간 기준으로도 전년보다 뛰어난 성적을 올릴 전망이다.

한국증권은 올해 초 블록딜 전문가인 이한준 부장을 영입해 본격적으로 주관 시장에 참전했다. 홀세일그룹 산하에 블록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는 중이다. ‘키맨’인 이 부장은 KB증권 재직 당시 사상 첫 블록딜 주관 1위 달성에 기여한 바 있다.

◇엔켐·두산밥캣 블록딜 주관으로 상반기 1위 유력

27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연초 이후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서 진행된 블록딜은 총 7건이다. 두산밥캣(2건), 엔켐, 삼성에스디에스, 솔루엠, 다우데이타, 서울도시가스 지분이 거래됐다. 500억원 이상 규모의 딜만 집계한 결과다. 전체 거래 규모는 1조82억원으로 나타났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은 한국증권의 순위다. 상반기에만 3건의 블록딜을 도맡으며 1위를 차지했다. 주관 규모는 6262억원, 기간 내 비중이 62.11%에 달한다. NH투자증권과 함께 진행한 두산밥캣(3월) 딜을 제외하더라도 엔켐, 두산밥캣(6월) 2건을 단독 주관했다.

국내 블록딜 시장은 오랜 기간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전유물이었다. JP모간, 모건스탠리, 씨티 등 해외 하우스들이 리그테이블에 단골 손님처럼 등장해 상위권 다툼을 벌여왔다. 해외 투자자 섭외는 물론 보안 유지에도 국내 하우스보다 강하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외국계 일색이던 순위표에 변동이 생긴 것은 지난해다. KB증권이 더벨 리그테이블 집계 이후 국내 하우스 가운데 최초로 블록딜 부문 주관 1위에 올랐다. 상반기 2위에 머물렀으나 막판 한진칼 블록딜 등을 주관하며 19.23%의 점유율로 JP모간(15.38%)을 제쳤다.

다만 올해 한국증권의 순위는 규모 면에서 더 압도적인 수준이다. 상반기 기준 한국증권이 블록딜 주관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2021년(6위)과 올해가 유일하다. 지난해 상반기엔 아예 주관 실적이 전무했다. 2021년 당시 점유율은 6.67%로 올해의 1/10 수준이다.


◇블록딜 전문가 이한준 부장 연초 영입…기관 네트워크와 보안 강화

한국증권은 지난해부터 블록딜 부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왔다. 법인 대상 영업력 개선을 위해 작년 말 홀세일그룹 조직개편을 시행한 데 이어 올해 초 블록딜 전담 인력을 영입했다. KB증권 출신의 이한준 부장이 주인공이다.

이 부장은 입사 이후 홀세일그룹에 속해 2인으로 구성된 블록딜 데스크 업무를 맡았다. 블록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보안’인 만큼 핵심 인력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보안이 생명인 블록딜의 특성을 고려하면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오히려 딜 진행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부장은 KB증권 재직 시절부터 블록딜 전문가로 꼽혔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만큼 한국증권 입사 직후부터 성과를 올렸다. 첫 딜이었던 엔켐의 경우 국내외 주요 증권사와 경쟁해 주관사 지위를 따냈다. 구체적인 매각 전략과 전담 조직의 업무 수행 능력이 선정 배경이었다.

대규모 블록딜을 성사시키려면 보안과 투자 수요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한국증권은 IB 부문의 강점을 바탕으로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를 이미 갖췄다. 여기에 전담 데스크를 신설하며 보안 유지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했다. 실제 엔켐 블록딜의 경우 매각 과정에서도 소수 기관을 섭외하는 클럽딜 형태를 택해 거래 이전까지 보안이 철저하게 유지됐다.

이 부장은 “몇 년 전부터 국내에 대형 기업공개(IPO)가 늘어나며 국부펀드와 글로벌 헤지펀드 등 다양한 해외투자자들과의 거래가 자연스럽게 확대되었다”며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외국계 IB 못지않은 수준의 투자자 풀(Pool)을 보유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블록딜의 경우 시장 상황 파악은 물론 기업 분석과 전략 논의 등 사전 준비에 기한이 필요하다”며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전담 인력을 조직하고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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