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08:1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휘관의 역량은 평시가 아닌 전시에서 빛이 난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한 걸음씩 나아가며 조치를 실행하고 대안을 모색하면서 진가를 드러낸다. 게임 회사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소임을 다하는 도기욱 대표의 고군분투는 복기할 만한 사례다.도기욱 CFO에게 처음으로 눈길이 간 건 지난해 11월 열린 2022년 3분기 실적설명회였다. 당시 직접 컨퍼런스콜에 나와 "차입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감소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 앞에 직접 나와 메시지를 알리며 불안감을 달래려는 노력이 인상 깊었다.
본인에게 주어진 소명을 인식하고 책임을 피하지 않았던 건 이미 실천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넷마블은 해외 기업 '스핀엑스'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고 2021년 10월 은행에서 14억달러(1조6787억원)를 빌렸다. 1년만에 3억6500만달러(1950억원)를 갚았다. 금리 상승이 이어지는 국면에서 일부 실탄을 상환하며 시장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후 도 CFO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차환할 수 있을지 실무진과 함께 고심하며 움직였다. 올해 3월에 단기 기업어음(CP) 발행으로 1100억원을 끌어다 은행 한도대출금을 갚는데 활용했다. 한도대출에 책정된 금리가 6%를 넘겼지만 CP에 붙은 이자율은 5%대였다. 조달 비용을 낮추는데 성공한 셈이다.
회사의 가용 자원까지 두루 살피는 지혜를 발휘했다. 도 CFO가 찾은 해답은 '상장사 주식'이었다. 하이브, 엔씨소프트에 투자하면서 확보한 지분으로 재무 정책상 선택지를 넓혔다. 외화차입금을 차환할 때 넷마블은 하이브 750만여주를 담보로 걸었다. 지난달에는 엔씨소프트 지분을 토대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재무적 개선을 추구하는 노력은 본사에 국한하지 않고 계열사까지 전방위로 이어졌다. 미주 권역 업체 카밤은 '뼈를 깎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내부 반발을 감수하고 인력 조정을 단행했다. 잼시티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는데 사활을 걸었다.
분전을 벌이지만 넷마블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현금창출력을 살필 수 있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계속 줄었다. 2020년만 하더라도 별도 기준 1200억원을 넘겼지만 지난해에는 180억원까지 줄었다.
기업 신용은 상환 능력과 '의지'가 함께 맞물려 탄생하는 결과물이다. 원리금을 갚을 역량을 다지려면 많은 공력을 들여야 할 듯하다. 하지만 빚을 갚고 난국을 헤쳐나가려는 의지는 아주 단단해 보인다. 도 CFO가 집념을 응집해 뒷날 '넷마블의 어려움을 타개한 주역'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대동, 로드쇼·박람회 체험 마케팅으로 튀르키예 공략
- [i-point]아이티센,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목표 JPYC와 MOU
- [i-point]빛과전자, 비츠로시스와 인도네시아 통신사업 확대 MOU
- [i-point]케이웨더, 공기통합관제시스템 보급 확대 본격화
- [SEDEX 2024] 삼성전자, GAA 기술 적용한 4F스퀘어 D램 개발
- 라온시큐어-이데링크, e-포트폴리오로 대학생 취업 지원
- [SEDEX 2024] LX세미콘, 디스플레이 의존도 축소 키워드 '자동차'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 SK플래닛, '다사다난' 변천사…OK캐쉬백 중심 재편
- [막 오른 국산 P-CAB 도전기]케이캡 공신 종근당 잡은 대웅제약, 실적 보여준 파급력
- [SG헬스케어 IPO In-depth]연이은 정정신고에 스팩주가 '널뛰기', 혼란스러운 투자자
박동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현대모비스 '연간' 주주환원책 공표 기조 '투자자 친화'
- 유니콘기업 이사회 '자율과 실천 사이'
- [유니콘 이사회 분석]'11인 체제' 완성한 야놀자 '4대 위원회' 운영 본궤도
- [유니콘 이사회 분석]우아한형제들 '6→3명' 축소, 독일 모회사 임원 일색
- [2024 이사회 평가]현대모비스, 주주권리 증진수단 '이사추천·권익위원'
- [2024 이사회 평가]현대모비스, 활발한 회의, 세심한 교육…'완벽' 가깝다
- [2024 이사회 평가]현대모비스 이사 라인업 '리더십·테크' 뒷받침 방점
- [2024 이사회 평가]'외국인 사외이사 배치' 6년차 접어든 현대모비스
- [2024 이사회 평가]이사진 활동 빛난 현대모비스, 회의·통지·출석 '삼박자'
- [Board Keyword]'2030 전략' 추진하는 기아, 안건으로 보는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