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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약물로 보는 K-신약 개발]EGFR 폐암 패러다임 바꾼 '타그리소', 조기 폐암까지 확장①'완치' 목적으로 다양한 임상 진행…렉라자, 1차치료제로 확대

홍숙 기자공개 2023-07-21 13:54:19

[편집자주]

글로벌제약회사의 약물은 이미 임상 현장에서 널리 처방되고 있다. 이들 약물은 미충족의료수요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들 약제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유사한 기전의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와 함께 임상 현장에서 약제를 처방하는 임상의들의 의견을 통해 글로벌 신약의 가치와 국내 R&D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세대 EGFR 표적항암제의 포문을 연 타그리소는 최근 조기 폐암까지 처방 범위를 넓히며 폐암 정복에 나섰다. 그간 폐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 암이었다.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거의 없어 폐암 치료법 역시 말기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최근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 등 유전체 진단기법이 발전하면서 폐암 1~3기에 진단을 받은 환자는 종양 절제술과 보조요법으로 '완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런 이유로 폐암 치료제 역시 말기암에서 조기 폐암에 처방될 수 있도록 임상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3세대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R) 타깃 표적항암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조기 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처방될수 있도록 임상적 근거를 마련한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최근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1차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아시아인에서 많이 발견되는 EGFR 변이 폐암...3세대 표적항암제 '타그리소' 등장

EGFR 돌연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중 30~40%에서 관찰되는 흔한 유전자 변이다. 서양인보다 아시아인에서 더 높은 비율로 발생하며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 변이 양성인 환자비율은 38%로 보고됐다.

지금까지 개발된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로는 1세대 약물인 타쎄바와 이레사를 시작으로 2세대 약물인 지오트립과 비짐프로가 있다. 이들 치료제는 기존 EFGR 변이 폐암의 표준치료였던 백금 기반 화학항암요법에서 더욱 진보된 특정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항암제의 포문을 연 약제들이었다.

그러나 모든 표적항암제와 마찬가지로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 역시 '내성'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로 치료를 받은 폐암 환자들이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신약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 복용한 환자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돌연변이로는 엑손 20번에서 발현되는 새로운 돌연변이인 T790M, HER2 증폭, PIK3CA 신호 전달체계의 활성화, 소세포암으로의 조직형 변화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T790M 돌연변이는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로 치료받은 환자의 약 60%에서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를 내 놓으며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폐암치료제 시장은 타그리소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타그리소의 글로벌 매출은 54억달러(7조594억원)로 전체 폐암 시장의 절반 이상을 타그리소가 차지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EGFR 표적항암제 시장은 타그리소가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타그리소와 직접비교임상(head to head)을 통해 효능 등에서 우위를 입증해야지만 타그리소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폐암으로 치료 영역 넓혀가는 '타그리소'...다양한 임상 연구 진행

3세대 EGFR 표적항암제 포문을 연 타그리소는 말기 폐암에 이어 조기 폐암으로 치료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 2016년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에 식약처 허가를 받은 후 2018년 1차 치료에, 2021년에는 EGFR 변이 표적항암제 최초로 조기 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에도 허가를 받았다.

조기 폐암은 경우 주로 종양제거 수술이 이뤄지는데 이들 환자의 20~50%는 재발을 경험한다. 타그리소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환자의 재발과 사망위험 감소를 임상을 통해 입증했다. 완전 종양 절제술 후 보조요법에서의 효과를 평가한 글로벌 3상 연구(ADAURA)에 따르면 환자들의 무질병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위약 대비 재발 및 사망 위험을 2기~3A기(1차 분석 군) 환자에서 83% 줄였다. 중추신경계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은 82%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엄중섭 부산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더벨에 "최근 폐암 치료의 트렌드는 '좋은 치료제를 먼저 쓰자'는 것"이라며 "연구 현장에서는 기존에 말기 폐암 환자에서 사용되던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들을 초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앞당겨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으로 폐암의 완치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그리소는 현재 허가를 받은 적응증 외에도 조기 폐암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임상 연구가 진행중이다. 현재 절제 가능한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 연구(NeoADAURA), IA2~ IA3기 환자에서 수술 후 보조요법(ADAURA2)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말기 폐암에서도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4기 환자에서 오시머티닙과 화학요법 병용요법 연구(FLAURA2) 외에도 절제 불가능한 3기 국소 진행성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항암방사선요법 이후 오시머티닙 사용 연구(LAURA), 오시머티닙 1차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오시머티닙과 MET 억제제 병용요법(SAVANNAH), 면역항암제와 화학요법 병용 연구(ORCHARD) 등도 진행되고 있다.

엄 교수는 "오시머티닙 수술 후 보조요법 이전에는 완전 종양 절제술 후 세포독성항암제로는 효과적인 재발 관리가 어려웠다"며 "현재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오시머티닙을 사용할 수 있어 초기 폐암 환자에게도 쓸 수 있는 표적항암제 치료 옵션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시머티닙은 최초의 3세대 EGFR 변이 표적항암제답게 지금까지 치료 패러다임을 바꿔왔던 것은 물론 다양한 조합의 치료와 내성 후 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연구자로서도 앞으로가 기대되는 치료제"라고 덧붙였다.

◇타그리소 추격하는 렉라자...다양한 유전자변이 타깃하는 국내사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3세대 EGFR 표적항암제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했다. 유한양행은 2021년 2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데 이어 약 5개월만에 보험급여까지 등재하며 빠르게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여기에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기 위한 단독요법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며 지난달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2차 치료제에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급여에 등재한 만큼 1차 치료제에서도 급여 등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경쟁약물로 꼽히는 타그리소가 아직 국내에서 1차 치료제로 급여에 등재돼 있지 않아 비슷한 시기에 급여 등재에 성공한다면 시장 확장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렉라자가 향후 1차 치료제로 보험 급여 등재에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는지가 국내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타그리소와 비슷한 시기에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 등재가 된다면 충분히 국내 시장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렉라자 외에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C797S 돌연변이를 타깃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C797S와 같은 내성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해당 유전자변이를 타깃하는 치료제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브릿지바이오는 EGFR 표적항암제에 내성 돌연변이 중 하나인 C797S를 겨냥한 BBT-176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C797S 양성 이중 돌연변이 대상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BBT-207 임상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테라펙스 역시 EGFR 표적항암제 개발을 위한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TRX-221'을 통해서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1·2세대 EGFR 표적항암제들이 효과를 보이는 Del19, L858R 변이는 물론이고, 3세대 약제가 잡을 수 있는 T790M을 포함해 3세대 약제를 쓰고 난 후 나타나는 내성 변이인 C797S 변이까지 치료할 수 있도록 개발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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