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10년, 이전상장 포커싱]'M-POGO' 루켄테크놀러지스, 반도체 세몰이 나선다①2011년부터 MEMS 팹 투자, 고사양 칩 대응 테스트소켓·프로브카드 공급망 확대일로
조영갑 기자공개 2023-07-26 08:04:51
[편집자주]
코넥스 시장이 개설 10년을 맞아 잠재력 있는 초기 기업의 인큐베이팅 시장으로 정체성을 확립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91개사가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했다. 더벨은 '프리(Pre)-코스닥' 역할을 하는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경쟁력과 기회 요인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무인 검사장비 및 소모성 부품 등을 생산하는 루켄테크놀러지스(이하 루켄테크)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테스트 시장에서 '세몰이'를 시작한다. 2021년 독자적인 M-POGO 기술을 토대로 핀(Pin), 테스트소켓(Test socket)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킨 루켄테크는 올해 공급망을 확대, 내년 5G 등 고사양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킨다는 포부다. 발맞춰 코스닥 이전상장 채비 역시 빨라지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루켄테크는 내년 상반기 코스닥 시장 안착을 목표로 반도체 테스트 부품 시장의 존재감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시장 진입에 성공한 테스트 소켓을 필두로 버티컬 프로브카드(Vertical Probe Card) 등이 신규 판로를 확보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실적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 내 이전상장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2007년 설립된 루켄테크는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시장에서는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기술 강소기업'이다.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메이커에 W-OLED와 P-OLED 검사장비와 리페어 및 검사부품 등을 공급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임직원 110여명 가운데 30% 가량이 R&D 파트에 소속돼 있을 만큼 연구개발에 특화된 기업이다.
동양피스톨, 파이컴, 신성이엔지, 유비프리시젼 등을 거친 안윤태 대표가 설립했다. 기계설계 전문가인 안 대표는 유비프리시젼 등에서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연구개발을 이끌면서 회사의 성장을 견인한 장본인이다. 유비프리시젼을 끝으로 창업 전선에 나와 루켄테크를 설립했다. 당시 대주주의 회사 매각을 지켜 보면서 '100년 기업' 창업을 구상했다는 후문이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W-OLED와 P-OLED 검사장비와 리페어 및 검사부품이다. 셀(Cell)과 모듈 검사에 사용되는 AMI, AP 등의 장비도 생산한다. 지난해 265억원의 매출 중 LCD/OLED 패널 검사장비 비중이 76.3%(202억원)로 가장 높았고, 검사 관련 소모성 부품의 비중이 42억원(15.69%)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매출만 놓고 보면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및 부품 관련 매출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루켄테크는 매출 축의 '시프트'를 도모하고 있다. 기존의 디스플레이 판로를 유지, 확대하면서 오랫동안 공들여온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시장에서 매출과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루켄테크는 2011년 MEMS(미세전자제어기술) 팹 설비를 인수한 이후 MEMS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그 결과물이 M-POGO 핀 테스트 소켓이다. POGO핀 소켓은 볼펜 형태에 스프링이 내장돼 있고, 상단에 솔더볼이 칩과 접점을 형성해 테스트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생산 공정의 마지막 단계인 패키지 테스트에 활용되는 제품이다. 미국 ECT라는 회사에서 상표출원한 'POGO핀' 브랜드가 기원이다. 국내외 테스트 소켓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리노공업, 티에스이, ISC 등이 러버(rubber) 소켓과 함께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미세제어 기술로 제작한 POGO 소켓이다.
루켄테크의 M-POGO핀 제품이 경쟁사들 제품과 차별되는 지점은 MEMS 기술을 기반으로 미세피치(Fine pitch) 대응이 가능하면서 우수한 전기적, 기계적 특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이 대두되면서 초미세 선단 공정이 반도체 웨이퍼 공정의 화두가 됐는데, 루켄테크의 M-POGO 테스트 소켓은 기존의 검사 툴(tool)로 대응하기 어려운 미세피치, 고주파(High Frequency) 칩 검사에 대응할 수 있다. 이미 인텔(Intel), 마이크론(Micron) 등의 퀄 테스트를 통과하고, 양산라인에 공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D램 시장이 기존 DDR4에서 DDR5로 세대 이동하면서 메모리는 물론 비메모리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올 것"이라면서 "이미 글로벌 제조사들의 인증을 통해 품질을 공인 받았기 때문에 테스트소켓 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비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켄테크는 AI, IoT(사물인터넷) 등에 대응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 공급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제품은 M-POGO '프로브카드'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칩과 테스트 장비를 연결하는 장치로, 프로브카드 내 탐침(바늘)이 웨이버와 접촉하면서 양품/불량품을 선별하는 부품이다. 장당 1억~2억원 수준의 고부가가치 시장인데, 버티컬(수직 탐침) 프로브카드 시장의 경우 일본의 JEM, 유럽 테크노프로브(Technoprobe) 등이 연 2조원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루켄테크는 최근 국내 주요 비메모리 제조사인 'L사'에 M-POGO 프로브카드 PO(구매주문)을 확보, 8월 말까지 납품하기 위해 제작하고 있다. 9월 이후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 품질은 우수하면서 장당 ASP(평균공급가)가 경쟁사 대비 낮기 때문에 L사를 시작으로 판로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루켄테크의 반도체 테스트소켓 및 프로브카드 매출은 약 10억원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루켄테크의 가늠쇠는 내년을 향하고 있다. 올해 말 DDR5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내년 공급망이 급격하게 확장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핵심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다.
루켄테크 관계자는 "우리가 보유한 MEMS 팹에서는 미세피치, 5G 고주파 등에 대응할 수 있는 M-POGO 제품이 대량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현 제조사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면서 "기술장벽 역시 높기 때문에 내년 100억원 이상의 관련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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