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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랑 헤치는 롯데]NCC 매각하는 화학업계…롯데케미칼 타이탄에 쏠리는 눈⑥2010년 인수, 이미 1.26조 순이익 달성…걸림돌은 '주가'

박기수 기자공개 2023-07-27 11:22:55

[편집자주]

롯데의 2023년 분위기는 개운치 않다. 작년 말 터졌던 건설 유동성 이슈를 힘겹게 막았더니 케미칼 시황이 살아나지 않아 결국 그룹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락했다. 그간 상징처럼 여겨왔던 '재계 Top 5' 자리도 올해 내줬다.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부정적 이슈들의 근원지는 어디일까. THE CFO는 롯데의 기업가치와 깊이 연관돼 있는 재무적 현주소를 비롯해 향후 과제와 거버넌스 이슈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14: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크레딧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향후 부채비율 목표를 '70%'로 제시했다. 2조7000억원을 들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했음에도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부채비율 수준을 앞으로도 이어 나가겠다는 목표다.

다만 업황 회복이 더디고 향후 투자 규모가 큰 것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부채비율 유지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짙다. 최근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하락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였다. 증권가 등 시장에서는 부채비율 유지를 위해 롯데케미칼이 자산 매각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산 매각 카드는 이미 롯데케미칼이 꺼내든 카드다. 2019년 영국 소재 PET 생산 판매 자회사인 LC UK를 약 1000억원에 매각했고, 올해 초 파키스탄 자회사 LCPL을 약 2000억원에 처분했다. 다만 향후 조단위 투자를 위한 '개조' 수준의 매각이라고 보기에는 규모가 작은 매각이었다는 평가가 짙다.

롯데케미칼과 국내 석유화학 양대 산맥으로 거론되는 LG화학은 석유화학 기업의 상징과 같은 시설인 NCC(나프타분해시설) 매각을 고려 중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와 같은 '빅딜' 수준의 매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수년전 주력 자회사인 말레이시아 타이탄 법인(LOTTE Chemical Titan Holding Berhad, 사진) 매각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바 있다. 매각이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석유화학 사업 구조 개편 필요성이 주목받으면서 업계는 다시 한번 타이탄 법인의 매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강점인 기초석유화학 부문은 향후 중국발 공급과 정유사들의 진출 등으로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한 편이고 주요 사업 부문으로 가져갈 경우 항상 시황에 따라 수익성이 널뛰기하는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라면서 "결국 사업 구조 전환을 위한 자금 조달과 재무구조 유지를 위해서는 큰 사업 부문을 정리해야 하는데 주력 대형 자회사의 매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타이탄 법인은 롯데케미칼이 2010년 7월 기존 대주주였던 차오그룹(Chao Group)과 말레이시아정부 국가펀드 PNB로부터 인수한 곳으로 전신은 '타이탄 케미칼'이었다. 당시 인수가는 1조5000억원이었다.

출처: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인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 중이고 타이탄의 경쟁력은 하락할 가능성이 짙다"면서 "타이탄 법인 역시 기초화학제품 위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황에 따라 수익이 발생해 일관적인 수익성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케미칼 타이탄 법인은 석유화학 시황이 절정에 달했던 2010년대 중반 2000~3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두다가 최근에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별도 기준 수익성과 궤가 비슷하다.


타이탄 법인의 자산총액은 1분기 말 기준 5조원으로 롯데케미칼의 연결 자회사들 중 가장 자산규모가 크다. 타이탄 법인이 매각되면 롯데케미칼의 사업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타이탄은 롯데케미칼에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는 존재였다. 2010년 인수 이후 올해 1분기까지 기록한 누적 순손익은 1조2560억원이다. 2010년대 중반 초호황기를 제대로 누린 결과다. 인수가액에 준하는 금액을 순이익으로 이미 뽑아낸 셈이다.

걸림돌은 주가다. 타이탄 법인은 상장사로 시가총액이 약 28.7억 링깃(한화 약 8000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의 지분율은 75.86%로 지분가치는 약 6070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이 타이탄을 인수할 때 가격인 1조5000억원에서 절반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와 한화 등 석유화학에 강점을 보였던 기업들이 과감히 석유화학 사업을 매각하고 신사업으로 뛰어드는 가운데 롯데케미칼만 오히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단지 사업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는 등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면서 "타이탄 같은 대형 자회사 매각이 이뤄질 경우 과감한 사업 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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