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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기술을 움직이는 사람들]코로나 백신시스템 '먹통' 해결사, 김선정 LG CNS 전무시스템 설계 '아키텍처' 전문가…시스템 '병목' 현상 해소 소방수

김동현 기자공개 2023-08-02 07:26:00

[편집자주]

전자·통신·화학 등을 주력으로 하던 LG그룹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스마트폰과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정리하고 자동차 전장, 이차전지 등 공들여 키워온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며 그룹 포트폴리오의 무게추가 옮겨갔다. 여기에 신사업 분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등을 꼽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에 투자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이어졌기에 가능했다. 더벨이 LG그룹의 R&D와 기술투자를 이끌고 있는 인물들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31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의 기술력을 떠올리면 각 계열사의 대표 제품이 자연스레 뒤따라온다. LG전자 전신 금성사의 가전을 시작으로 지금의 전장(LG전자 등), 이차전지(LG에너지솔루션), LCD·OLED(LG디스플레이)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그룹 내에서 시스템통합(SI) 및 소프트웨어(SW) 등을 담당하던 LG CNS의 경우 기반기술 사업 특성상 대외적으로 그 기술력을 쉽게 인지하긴 힘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산업의 디지털전환(DT) 흐름과 맞물려 클라우드·보안 등을 제공하는 솔루션 사업자라는 인식이 점차 퍼지기 시작했다.

LG CNS의 기술력이 특히 빛난 분야는 바로 '먹통' 사태로 몸살을 앓던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시스템 개선이다. 전국민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 먹통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LG CNS가 긴급 해결사로 투입됐다. 당시 시스템 최적화팀을 이끈 인물이 현재 LG CNS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선정 전무다.


◇설계 전문 아키텍처 담당, 예약시스템 최적화에 투입

1973년생인 김 전무는 한양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LG에 입사하며 CTO로 선임되기 전까지 줄곧 아키텍처 업무를 담당했다. 아키텍처란 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설계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건축에서 설계 도면을 그리는 역할과 유사하다.

SW, 클라우드 등 ICT 전분야에 걸쳐 있는 데다 시스템통합(SI)을 주력으로 하던 LG CNS의 기반 기술이 되는 업무이지만 그 특성상 대외적으로 드러나진 않았다. 총괄 컨설턴트, 포스트 아키텍처팀 부장, 리드아키텍처 팀장 등을 거친 김 전무 역시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러나 아키텍처 분야가 큰 주목을 받은 시기가 있는데 바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팬데믹으로 정부는 백신 접종 시스템을 구축해 공개했지만 한번에 1000만명 이상의 인원이 몰리며 시스템이 먹통에 빠졌다. 이에 LG CNS가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에 긴급 투입되며 해결사로 나섰다.

2021년 7월 구성된 TF에서 LG CNS는 시스템의 과부하 요소인 접종기관 조회 기능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맡았다. 당시 김선정 아키텍처담당(상무)을 비롯해 최적화팀이 들어가 데이터베이스 최적화 작업을 시작했고 밤낮을 잊은 5일의 작업 끝에 예상가능시간 응답속도를 2.58초에서 0.004초로 단축하는 효과를 거두며 시스템 접속 병목현상을 해소했다.

이후 7월28일 오픈된 수험생, 고령층 미접종자, 지방자치단체 우선접종 등 대상자를 위한 시스템이 차례로 개설됐지만 시스템 장애는 보고되지 않았다. 김 전무는 이러한 결과물을 보며 "LG CNS의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고 소회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정 CTO(사진 오른쪽)가 개발 중인 '메타버스 오피스'를 소개하며 기념 촬영하는 모습.(사진=LG CNS)

◇2년차 CTO, 정체성·위상 찾았다

백신예약시스템 최적화의 전면에 섰던 김 전무는 그해 말부터 CTO로 직을 바꿔달고 LG CNS의 신사업 발굴 전면에 나섰다. 내부에서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던 전통적 모습의 연구개발(R&D) 조직이 아니라 대외적 활동 범위를 넓히며 사업에 접목 가능한 분야를 하나둘 발굴하고 있다.

CTO가 이끄는 LG CNS의 R&D 조직은 융합기술연구소와 AI연구소로 구성됐다. 연구소의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각 사업부에 적용할 수 있는 융합기술과 기반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두 연구소의 이름은 각각 정보기술연구소와 D&A(데이터분석&AI)연구소였지만 올해부터 이름을 바꿔달며 그 정체성을 보다 명확히 했다.

이 시기 김 CTO 역시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며 대내외적으로 CTO 조직의 위상을 살릴 수 있게 됐다. 현재 50여명의 LG CNS 임원진 가운데 현신균 부사장(대표이사)과 김홍근 부사장(최고고객책임자·CAO), 3인의 기타비상무이사 및 감사를 제외하면 전무급 임원은 6명에 불과하다.

현재 사내에서 부사장 직함을 달고 있는 현 대표와 김 CAO가 직전 CTO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내에서 CTO의 위상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다. 현 대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CTO를 맡다 사업부서를 거쳐 대표이사까지 올라갔고 김 CAO의 경우 김선정 전무의 전임 CTO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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