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길' 동화약품, 베트남서 글로벌 첫 승부수 126년 역사 첫 해외 투자… 미래전략실 앞세운 제도·문화 장벽 넘은 현지 스킨십 주효
최은수 기자공개 2023-08-07 12:27:48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화약품이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 제약사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베트남 내 1000명 이상의 약사를 거느린 약국체인(드럭스토어라인)의 지분 확보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첫발을 뗐다.동화약품은 중선파마(TRUNG SON Pharma) 최대주주 측과 협업을 통해 베트남 현지 제약 사업, 대표 제품 까스활명수를 비롯한 주력 제품 공급을 진행한다. 베트남 특성상 외국인 투자자가 최대주주 등극을 가로막는 제도·문화적 관문을 국내 최고(崔古) 제약사의 자부심과 업에 대한 '진심'으로 넘어섰다.
◇국내 제약사 중 첫 베트남 제약사 최대주주로… 현지 '드럭스토어라인' 확보
동화약품은 3일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 기업인 중선파마의 지분 51%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환율 등을 고려한 투자금은 약 391억원이다. 본계약을 거쳐 최종 딜클로징은 이르면 3분기 말, 늦어도 연내로 예상된다. 중선파마는 1997년 설립한 베트남 약국체인 운영 기업이다. 2022년 기준 약 7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선 파마는 체인 아래 약 1000여 명의 약사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약 140 개의 매장(체인)을 확보했다. 이번 동화약품의 투자 및 양사간 협업으로 오는 2026년까지 매장 수를 약 460개로 확장해 시장 점유율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동화약품은 이번 중선 파마 인수로 126년 설립 역사 이래 첫 해외 제약시장 진출 사례를 썼다. 특히 베트남 지역으로 한정했을 때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략적투자(SI)를 통한 최대주주(51%)에 올랐다. 콜옵션을 통해 지분율을 최대 80%까지 늘릴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약사 개인사업 형태로만 약국 운영이 가능한 국내와 달리 베트남에선 법인형태의 약국 사업이 가능하다. 이는 해외 유수 국가에서 선보이는 드럭스토어라인 포트폴리오가 가능하단 뜻이다.
동화약품 역시 이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펼 예정이다. 중선파마의 사업 영역도 전문의약품(ETC)·OTC,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에도 걸쳐 있다. 먼저 주력 제품인 '활명수', '잇치', '판콜' 등 OTC 베트남 시장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비타민과 홍삼, K-뷰티 등 베트남 현지시장의 니즈를 자극할 라인업도 갖출 예정이다.
◇미래전략실의 현지 스킨십, 외국계 SI 최대주주 막는 문화장벽 넘어 '지분율 51%'
딜이 마무리될 경우 중선파마 지분율 51% 확보하는 점은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작년 말 제도가 개편됐지만 외국인투자자에게 최대주주 지위를 내주는 문화는 여전히 남아 있었던 영향이다.
제약업 외 전 산업권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국내 업체 중 베트남 현지 기업 M&A를 통해 최대주주에 오른 곳은 SK그룹(이멕스팜), DB손해보험(현지 보험사 PTI·BSH·VNI) 정도인데 동화약품이 다시 이 관문을 넘어섰다.
중선파마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부터 직전 3년 간 46%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달성했다. 견조한 성장세로 인해 동화약품 외에 중국·일본계 제약사 및 바이오텍도 관심을 보였던 우량 매물로 꼽힌다. 동화약품은 기존 중선파마 최대주주 측과 '베트남 제약사업 활성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빅딜을 따낸 것으로 확인된다.
동화약품은 이 알짜딜을 위해 미래전략실 인원을 지속적으로 현지로 파견해 기존 최대주주 측과 소통을 해 왔다. 해외 사업을 위한 미래전략실을 운영하는 것부터 국내 주요 제약사와는 다른 길을 걷는 모습이다. 딜을 주도한 키맨은 2018년 동화약품에 합류한 성경수 미래전략실장(사진)이 꼽힌다.
협상은 작년 9월부터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동화약품 측은 회사가 국내 제약 산업에서 갖는 '최장수 제약사'로서 쌓아온 입지와 노하우를 신흥 시장인 베트남에 안착시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기존 최대주주 측에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측이 협업하며 베트남 제약업계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는 조건으로 딜의 물꼬를 튼 알려졌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번 베트남 약국체인 기업 인수는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의약품 시장에 진출로 베트남을 너머 향후 동남아 제약 및 뷰티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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