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KDB산업은행, 제3자 매각설 진화에 '진땀'컨설팅 발주 주체는 '아시아나항공'…결합심사 장기화에 시장 우려↑
김서영 기자공개 2023-08-09 07:19:56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0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산은)이 아시아나항공 '제3자 매각설' 진화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플랜B는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으나 길어지는 심사 탓에 시장의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8일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아닌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산은은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산은은 "대한항공과 기업결합이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제3자 매각 준비 중'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삼일회계법인이 현재 수행 중인 용역은 아시아나항공이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항공시장 변화에 대비해 자금수지 점검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해당 용역은 제3자 매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수합병(M&A) 당사자인 대한항공도 입장을 냈다. 대한항공은 "시정조치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경쟁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경쟁당국과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하고 최종 승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 부문 분리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금융권에서는 컨설팅 용역을 발주한 주체가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은의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매각 대상이다. 대한항공과의 합병 작업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다른 원매자를 직접 찾아 나설 입장이 되지 못한다.
아시아나항공 제3자 매각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시장에서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걸까. 시장에선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장기화되는 만큼 승인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인수 계약 초기 아시아나항공 지분 취득예정 일자를 2021년 6월 30일로 계획했다.
기업결합심사에 막혀 산은의 구조조정이 백지화됐던 전례도 있다. 산은은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된 후 23년간 사실상 자회사로 있었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과의 M&A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만 2년 11개월, 거의 3년이 걸렸다. 결과도 부정적이었다. EU가 양사의 결합을 반대해 딜이 좌초됐다. EU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이 60%로 올라가 독과점 우려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매각 대상인 아시아나항공으로서도 결합심사 장기화로 예정된 일정을 2년 넘게 벗어나면서 재무 상황에 타격을 받고 있다. 컨설팅 내용이 자금수지 점검에 초점이 맞춰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원래 인수 후 통합(PMI) 계획 같았으면 이미 인수 대금 1조5000억원이 아시아나항공에 들어와서 기재도 확충하고 영업력을 끌어올렸을 것"이라며 "화물 특수도 끝났고, 여객 운송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재무구조에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은은 기자간담회를 열 때마다 항공빅딜 성사 기한을 제시했다. 다만 산은의 전망과 달리 결합심사가 지연되면서 타임라인이 수차례 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9월 14일 강석훈 산은 회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의 판단은 최근 여러 일정 상 금년(2022년) 안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선 "미국, EU, 일본의 결정만 남은 상황으로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강 회장의 기대처럼 올해 9월 안으로 미국의 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월 말까지 두 달가량 남은 가운데 미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에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대한항공은 이에 답변하며 결함심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강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가 있었던 지난 6월과 현재 미국과 EU의 심사 진행 상황에 변화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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