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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오토앤, 전환가 리픽싱 한도 '90%' 주목②투자 수요 높아 발행사 우위 조건 선점, 증액 요청에도 계획대로 150억 조달

정유현 기자공개 2023-08-16 08:11:01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오토앤이 150억원 규모 4회차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했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 구조는 아니지만 모빌리티 플랫폼의 성장성과 현대차그룹과의 끈끈한 관계가 부각되며 투자 수요가 높았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분위기에 오토앤은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을 설정해 자금 조달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토앤은 지난 8일 투자자들이 자금 납입을 마치며 150억원 규모 4회차 CB 발행을 마쳤다. 5년 만기에 전환가액은 9663원으로 정했다. 쿠폰과 만기 이자율 모두 0%로 설정됐다. 내년 8월 8일부터 개시되는 콜옵션의 프리미엄도 0.5% 연단리로 오토앤에 우호적으로 책정됐다.


4회차 CB는 발행사인 오토앤 우위로 설정됐다. 메자닌 투자의 최우선은 '상환 안정성'이다. 오토앤이 주요 주주와 주 고객사가 현대차그룹인 점에서 안정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았다.

투자 수요가 높아지자 주관사 측도 오토앤에 200억원 정도로 증액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토앤은 계획대로 150억원만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규모가 작거나 재무 상태가 불안한 기업들도 큰 규모로 CB를 발행하려고 하는데 회사가 적정 수준의 규모를 정해 흔들리지 않고 계획을 실행한 점이 눈길을 끈다.

투자 수요가 높았기 때문에 오토앤은 회사에 유리한 조건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로 금리 발행하며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기간은 발행 후 24개월로 통상적으로 정했지만 전환가 리픽싱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했다. 향후 주가가 하락하면 리픽싱을 거쳐 전환가의 90%까지만 내리기로 제한했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에 따르면 발행사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CB 최초 전환가액의 70% 이상의 범위 내에서 주가에 연동해 전환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정관상 70%까지 낮출 수 있지만 오토앤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환가가 낮아질수록 좋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CB투자자가 향후 전환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좋아도 발행사의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더욱 희석되고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오토앤은 리픽싱 한도는 제한했지만 주기는 투자자에 양보했다. 투자자들이 엑시트 전략을 짤 수 있는 발행 후 매 7개월 마다로 정하며 당근책을 제시했다. 증발공 개정 전에 발행되는 CB의 리픽싱 주기는 보통 3개월이었다. 오토앤은 투자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픽싱 주기를 발행 후 7개월마다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보통 CB 발행 후 전환청구가 1년 후부터 시작되는 만큼 7개월 후 전환가가 조정이 되면 5개월 정도 대응 시간을 벌 수 있다. 주기가 길수록 전환 타이밍을 찾아서 엑시트에 나설 수 있다.

신사업 추진을 위한 유동성을 확보한 오토앤은 A2B 제품/서비스 시스템 확장 및 서비스 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한다. 국내 애프터마켓 제조사들의 참여를 높이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연계 상품 다양화 및 개발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또 라오스 IT 법인,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메자닌 투자 업계 관계자는 "메자닌 시장에서 오토앤 급의 회사들이 발행에 나서지 않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높았고 증액 요청도 있었지만 오토앤이 규모를 제한했다"며 "제로금리 발행뿐 아니라 리픽싱 한도 제한 등 발행사 중심으로 조건을 설정한 것은 투자 수요가 높았던 영향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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