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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명품 커머스 기업 합병설, 젠테만 빠진 이유는 후발주자지만 알짜경영 '내실', 합종연횡 니즈 '제로'

양용비 기자공개 2023-08-23 08:02:15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2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란과 트렌비, 머스트잇 등 국내 명품 커머스 플랫폼 기업 간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후발주자였던 젠테가 오히려 주목받는 모습이다. 합종연횡 시도 속에 젠테는 제외됐다. 젠테가 합병 논의에서 제외된 것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톱3’의 합병 추진 배경으로 경영 위기 타개가 꼽히는 가운데 젠테만 유일하게 불황 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 커머스 플랫폼 기업 3사가 합병을 추진한 건 올해 초부터였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협상은 실사까지 이어졌다. 다만 실사 과정에서 상호 간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근 딜이 최종 결렬됐다.

3사의 합병 추진은 주춤해진 업황 속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카드였다는 평가다. 발란과 트렌비, 머스트잇은 지난해까지 적자를 지속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을 켜진 상황이다. 그나마 트렌비만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마저도 매출 감소 속에서 이뤄졌다.

3사가 주춤하는 사이 후발주자로 꼽혔던 젠테가 알짜 경영을 하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2020년 설립된 젠테는 ‘톱3’ 기업에 비해 업력이 짧다. 그럼에도 국내 명품 커머스 기업 가운데 유럽 럭셔리 부티크 네트워크가 가장 풍부하다는 평가다.

젠테는 명품 커머스 업계의 ‘독’으로 작용했던 가품 논란에서도 자유로웠다. 타 업체와는 달리 100% 부티크 소싱 상품을 취급해 가품이 유입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부티크 직소싱 유통 구조는 젠테가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럽 부티크에서도 실험적인 ‘얼리어답터’ 상품을 주로 취급해 부티크 네트워크를 점차 확대할 수 있었다. 부티크의 경우 실험적인 상품은 자칫 재고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젠테가 대량 구매해 판매해 주면 부티크 입장에서도 재고 부담을 줄이고 영업 실적도 쌓을 수 있다.

유럽 부티크 네트워크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21년 50여개였던 부티크 파트너는 2023년 100개 이상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부티크로부터 제공받는 상품 데이터 수도 60만개에서 120만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유럽 전역으로 부티크 네트워크 확장을 시도했던 것도 주효했다. 벨기에, 네덜란드, 폴란드, 스웨덴, 독일 등으로 네트워크 확장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주한 이탈리아 상공회의소(ITCCK)와 협약을 체결하며 유럽 소싱 역량을 강화했다.

실적도 최근 국내 명품 커머스 기업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결산 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톱3’ 기업이 적자 경영을 이어가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젠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결산 기준 매출액은 약 250억원, 영업이익 약 13억원, 순이익 약 7억2000만원을 달성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80%를 상반기에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흑자전환은 2020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내실 성장에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젠테는 명품 커머스 플랫폼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내실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합병의 니즈가 전혀 없다”며 “만약 ‘톱3’ 합병이 성사됐다면 오히려 양강구도를 구축해 더 큰 수혜를 입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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