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뉴 비기닝]'젊음' 외친 전경련, 네카오 가입할까 '촉각'지금 신청해도 내년 초 가입 승인, 시간 두고 여론·이해득실 검토 전망
이지혜 기자공개 2023-08-24 14:10:53
[편집자주]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설립하던 때의 명칭인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류진 풍산 회장을 신임 수장으로 추대했다.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복잡하며 여러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과거의 위상 회복을 추진하는 한경협의 행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3일 1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로 새 출발을 알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회원사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번에 전경련이 회원사 후보로 지목한 기업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경련에 가입한 적이 없는데 류진 회장(사진)의 뜻에 따라 가입요청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네이버와 카카오는 일단 말을 아끼고 있지만 시간을 두고 여론을 살피며 가입 여부를 심도깊게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당장 가입 요청이 들어왔다고 해도 가입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은 내년 1~2월 정도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경련 가입에 따른 이해득실을 철저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단체' 표방 전경련, 네카오에 가입 요청
2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이 네이버와 카카오에 가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에 가입을 요청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런 요청을 받은 게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류진 신임 회장의 뜻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류 회장은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에는 전부 다 제조업 위주였는데 지금은 IT나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확 뜨고 있어 전경련도 이를 무시할 수 없다”며 “앞으로 회장단을 좀더 젊게, 다양하게 구성해서 젊은이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경련에서는 IT나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분류되는 회원사가 없다. 420개 대기업이 가입했지만 제조업이 38.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금융과 보험업이 13.8%로 뒤를 이었다.
류 회장의 각오처럼 젊은 전경련으로 거듭나고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 IT기업에게 가입을 요청했다는 의미다.
다만 카카오와 네이버 관계자는 “전경련에게서 가입 요청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시간 여유 '넉넉', 일단 여론 살피며 가입 고심할 듯
류 회장의 방침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에게 공은 넘어갔지만 가입까지 심도깊은 검토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시간적 여유가 넉넉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당장 가입의사를 밝힌다고 해도 약 반 년에 가까운 시간을 손 놓은 채 기다려야 한다. 전경련이 1년에 한 번, 연초에 이사회를 열어 회원사 가입여부를 승인해서다.
무엇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경련에 가입했을 때 어떤 영향을 받을지 여론의 동향을 주의깊게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경련에 가입하면 대기업으로서 업계나 기업들이 한꺼번에 목소리를 내야 할 때 힘이 실릴 것”이라면서도 “전경련이 과거 정경유착 등으로 곤욕을 치른 만큼 이런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을지, 전경련 가입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 SK,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줄줄이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한때 존폐기로에 섰다. 그 뒤로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다가 이번 정부에 들어서 조금씩 힘을 되찾고 있다.
4대 그룹도 일단 전경련에 가입하는 모습을 갖췄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하면서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를 전경련 회원사로 넘어갔다. 다만 4대 그룹이 법적으로 한경헙의 회원이 되는 것도 주무 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정관 개정을 승인해야 가능하다.
비록 4대 그룹이 전경련에 가입한다고 해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런 행렬에 동참할지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최근 정부의 플랫폼 기업을 향한 규제 수위가 높아질 조짐을 보이는 데다 소상공인과 상생 등에 대한 압박도 강해져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경련 회원사로서 어떤 이미지를 갖게 될지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IT기업이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와 완전히 거리를 둔 것은 아니기에 네이버와 카카오의 가입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는 측도 있다. 네이버는 재계단체 등에 속해 활동한 적이 없다. 반면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에 오른 전례가 있다. 서울상의 회장이 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제안에 따른 조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이 겸직하기 때문에 서울상의 부회장단은 사실상 대한상의 부회장단 역할을 맡게 된다. 대한상의는 전경련의 위상이 추락한 직후 전경련을 대체해 재계의 뜻을 모아 전달하는 창구노릇을 했다. 김 창업자가 대한상의 부회장에 올랐던 만큼 자연스럽게 전경련 가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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