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디테일]디이엔티, '2차전지 장비' 주력 사업 꿰찼다②매출 비중 80% 육박, LG엔솔 장비 납품 후 내년 성과 기대
정유현 기자공개 2023-09-07 10: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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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6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검사공정 장비 주력사였던 디이엔티(DE&T)가 2차전지 장비기업 변신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2차전지 부문 매출 비중이 80%에 육박하며 디스플레이 사업부문 매출을 확실하게 추월했다. 하반기 주요 고객사의 장비 발주가 시작되는 것을 고려할 때 내년부터는 2차전지 사업을 통해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이엔티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한 577억3516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억189만원, -18억1103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매출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2차전지 사업부문의 매출은 453억37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부문 매출은 123억9800만원(22%)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디스플레이 사업부문 매출이 141억40000만원, 2차전지 사업부문 매출은 8억1200만원 수준이었다. 전체 매출의 5% 정도 비중이었던 2차전지 사업부문은 수주 증가에 따라 1년 만에 매출이 55배가 늘어났다.
디이엔티는 2001년 TFT LCD 검사장비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LCD 검사 장비 수주가 감소하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검사 장비로 사업을 확대했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준비를 해왔지만 전방산업이 위축되면서 관련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2차전지 장비기업으로 변신을 준비했다. 전극공정에서 완성된 롤형태의 양극 및 음극을 커팅하는 레이저 노칭 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고 LG에너지솔루션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상반기 기준 2차전지 장비부문 매출액의 99% 이상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컸지만 올해부터는 2차전지 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며 전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2차전지의 핵심 장비인만큼 레이저 노칭기의 수주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수익성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디이엔티는 최근 3년간 2021년을 제외하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5억3795만원, 당기순이익은 -55억7378만원이다. 매출원가율이 상승하며 상반기에도 적자가 지속됐다.
영업이익을 냈던 2021년의 매출원가율은 약 86% 수준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94%까지 상승했다. 2차전지 레이저 노칭장비 제조 공장 증설에 따른 운영비가 증가하고 수주 물량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하며 인건비가 증가한 영향이다. 매출 총이익률도 상반기 6%대에 머물었다.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주춤했지만 하반기부터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디이엔티 측은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2차전지는 54억1700만원, 디스플레이 장비는 16억8700만원 수준이다.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발주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업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조만간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설비 투자에 대한 장비 발주서(P/O)를 제출할 예정이다. 캐나다 온타리주에 짓는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넥스스타에너지', 미시간주에 짓는 단독공장 2공장과 얼티엄셀즈 등 3공장 관련 건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에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었는데 미국 내 물가상승과 공사 연기 등으로 발주를 하반기로 미뤘다. 이 발주가 진행되면 디이엔티의 2차전지 장비 수주금도 늘어나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발주를 받으면 성과는 내년 매출에 반영된다.
디이엔티 관계자는 "올해부터 2차전지 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상반기에는 성과가 좋지 못했다"며 "주요 고객사의 발주가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이 성과가 반영되면 내년에 퀀텀점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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