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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폐암학회 2023]AZ의 타그리소 3상 메인발표…긴장하는 유한양행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병용요법으로 우위 선점 나서

정새임 기자공개 2023-09-11 11:17:54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9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 2023)를 바라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시선이 뜨겁다. 첫 국산 블록버스터 항암신약 기대주로 꼽히는 유한양행 '렉라자'에 영향을 끼칠 만한 발표가 예정돼 있어서다.

◇렉라자 위협할 타그리소 병용요법 공개

세계폐암학회는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플라우라2(FLAURA2) 3상 임상을 올해 메인 발표(Plenary session)로 선정했다. 타그리소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3세대 표적항암제로 EGFR 변이를 보이는 비소세포폐암을 타깃한다. 전 세계적으로 표준치료로 인정받으며 말기 환자들의 첫 번째 치료제로 쓰인다.

타그리소는 허가 후 약 8년간 시장을 독점했다. 먼저 나온 1·2세대 약물은 타그리소만큼 좋은 효과를 내지 못했고, 글로벌을 대상으로 허가를 획득한 3세대 경쟁약도 전무했다. 그야말로 타그리소에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국내 기업 유한양행과 손잡고 '타그리소 잡기'에 나서면서다. 얀센은 자체 개발한 EGFR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와 유한양행에서 도입한 '렉라자'를 병용해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직접 비교하는 임상 '마리포사(MARIPOSA)'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결과는 오는 10월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만약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한다면 치료 지형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치료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셈이다.

양사의 발표가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먼저 새 타그리소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할 임상은 타그리소를 세포독성항암제(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 또는 시스플라틴)와 함께 써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비교한 연구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 단독요법으로도 질병 진행을 막을 수 없는 환자들을 커버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기획했다. 1차평가지표는 무진행생존기간(PFS), 2차평가지표는 전체생존(OS), 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등이다.

타그리소 병용요법 3상 결과는 오는 11일 오전 공개된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5월 타그리소 병용요법이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을 크게 개선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타그리소 병용요법을 혁신치료제로 지정하기도 했다.

타그리소 병용요법이 우수한 데이터를 입증했다면, 약 한 달 뒤 발표되는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요법의 3상 결과가 다소 힘이 빠질 수 있다. 타그리소 단독요법보다 더 나은 대안이 생긴 상황에서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비교한 임상이 주는 무게감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3세대 경쟁서 타그리소 우위 점하기 시동

얀센과 유한양행 중 좀 더 긴장하는 쪽은 유한양행이다. 얀센의 리브리반트는 타그리소와 기전이 다른 신약이지만,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같은 3세대 표적항암제다. 얀센은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 목적으로 렉라자를 도입해 렉라자 단독 임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미 타그리소가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렉라자 단독요법 임상이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유한양행은 1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렉라자 단독요법에 대한 글로벌 3상을 수행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 국내 개발 31호 신약으로 허가받는 쾌거를 거뒀다. 유한양행은 리브리반트+렉라자 임상 발표 후 글로벌 허가도 추진할 계획이다.

렉라자가 리브리반트 없이도 성과를 내려면 1차 단독요법으로도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필요하다. 그 계기가 오는 10월 발표될 마리포사 연구다. 이 임상은 △리브리반트+렉라자 △렉라자 △타그리소 세 가지 군으로 구성돼 렉라자와 타그리소를 한 임상 내에서 평가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가 타그리소 병용요법 카드를 꺼내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물론 타그리소 병용요법을 바라보는 의료진의 시선도 갈린다. 단독요법으로는 효과가 불충분했던 환자에서 병용요법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과 부작용이 높은 세포독성항암제를 굳이 더해야 하느냐는 반론이 교차한다. 조만간 발표되는 타그리소 병용요법 임상에서 안전성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컨센서스가 모아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밴티지'가 "플라우라2 연구 결과가 렉라자의 위협을 낮출 수 있지만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렉라자가 1차 단독요법 적응증 획득을 노리는 상황에서 타그리소 병용요법이 얼마나 변혁을 일으킬 지 관심"이라며 "효능뿐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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