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IPO]"삼성 후광효과 없다"…레인보우 질주에도 '시각 교차'운용업계, 투자 채비 속 고심…참고용 PSR 제시, 오히려 낮아진 몸값
양정우 기자공개 2023-09-12 07:02:11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그럼에도 삼성그룹의 후광이 없다는 대목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단순 비교하기가 어렵다는 이견도 나오고 있다.두산로보틱스의 대표주관사(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가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밸류에이션의 참고 데이터를 추가한 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주가매출비율(PSR)을 제시하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교기업에 넣은 자료를 투자자에 제시했다.
◇레인보우, 올해 상승률 500% 육박…삼성전자 후광, 글로벌기업 도약
증권업계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난 8일 종가는 전일보다 11.58% 급등한 21만2000원을 기록했다. 1년 전 2만원 대였던 주가는 이제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4조원 대를 넘어섰다.
이 기업은 본래 상장 후 주가가 오랜 기간 1만원 대를 오르내렸다. 국내 최초로 인간형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본격적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삼성전자의 대대적 투자가 공식화되면서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다시 주가가 탄력을 받은 것도 삼성웰스토리와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덕에 국내 증시에서 로봇 섹터 자체의 밸류가 높아졌으나 모든 기업의 주가가 5~10배씩 뛴 건 아니다. 이 기업의 기업가치가 급격하게 오른 건 어디까지나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의 후광 덕분이기 때문이다. 일단 반도체를 비롯한 대규모 공장에서 소화할 로봇 기기만 감안해도 막대한 매출처가 생긴 동시에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여지가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공모주를 주시하는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 돌풍에 수요예측 참여를 준비하면서도 과연 적정 밸류인지를 고민해보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로 산정한 공모가 할인 전 시가총액은 2조2127억원이다.
로봇 섹터는 비용 구조가 중요한 제조 산업이기에 두산로보틱스의 밸류에이션은 이익이 기본 잣대인 PER로 추산됐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대목도 있다. 비교기업 PER을 적용한 두산로보틱스의 당기순이익이 무려 3년 뒤인 2026년 추정 실적인 점이다. 향후 수년 뒤의 미래 주당 순이익을 추정한다면 자의성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삼성 간판이 없는 것도 까다롭게 짚어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물론 두산도 국내 대표적 그룹사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로봇 판매 채널 90개 가량 확보했다. 2026년까지 219개로 늘릴 계획이다. 그럼에도 삼성그룹은 글로벌 제조업계에서 최상위 지위를 확보한 그룹사다. 오히려 향후 협동 로봇 시장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두산로보틱스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다.
◇참고용 PSR 밸류에이션 눈길…레인보우 포함에도 낮아진 몸값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주관사단은 최근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PER에 이어 PSR로 산정한 추가 밸류에이션 자료를 제시했다. 공모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참고 용도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PER에서는 비교기업에서 빠졌으나 PSR의 경우 피어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눈에 띄는 건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비교기업에 포함된 밸류에이션에서 오히려 두산로보틱스의 몸값이 낮게 산출된 대목이다. 뉴로메카와 Fanuc, Yaskawa Electric, ABB 등의 시가총액을 함께 고려해 공모가 할인 전 시총을 2조440억원으로 집계했다. 로봇 폭등의 주역을 포함시킨 수치가 더 낮은 건 비교기업 PSR을 적용한 두산로보틱스의 실적이 2026년이 아닌 올해 매출액이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더구나 이번 PSR 밸류에이션에서는 참고용 자료이기에 통상적 기업가치 산정에서 수반되는 비정상적 수치 여부를 고려하지 않았다. 본래 PSR이나 PER이 100배에 달하는 등 극단적으로 높다면 비교기업에서 제외하는 작업이 유사기업 선정 과정에 포함된다.
하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의 PSR은 163배에 달한다. 뉴로메카(43.38배)와 Fanuc(4.85배), Yaskawa Electric(2.57배), ABB(2.15배) 등 다른 비교기업과 격차가 두드러진다. 만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몸값을 피어그룹에서 제외했다면 2조원 대로 책정된 두산로보틱스의 몸값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대동, 로드쇼·박람회 체험 마케팅으로 튀르키예 공략
- [i-point]아이티센,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목표 JPYC와 MOU
- [i-point]빛과전자, 비츠로시스와 인도네시아 통신사업 확대 MOU
- [i-point]케이웨더, 공기통합관제시스템 보급 확대 본격화
- [SEDEX 2024] 삼성전자, GAA 기술 적용한 4F스퀘어 D램 개발
- 라온시큐어-이데링크, e-포트폴리오로 대학생 취업 지원
- [SEDEX 2024] LX세미콘, 디스플레이 의존도 축소 키워드 '자동차'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 SK플래닛, '다사다난' 변천사…OK캐쉬백 중심 재편
- [막 오른 국산 P-CAB 도전기]케이캡 공신 종근당 잡은 대웅제약, 실적 보여준 파급력
- [SG헬스케어 IPO In-depth]연이은 정정신고에 스팩주가 '널뛰기', 혼란스러운 투자자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PO 모니터]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 닻 올린다…예심 청구 확정
- [IB 풍향계]케이뱅크 IPO 철회에도…KB증권, 주관 1위 포기없다
- [2024 캐피탈마켓 포럼]기준금리 인하 '스타트', 기업들의 자금조달 전략은
- [2024 이사회 평가]SK㈜, '리밸런싱' 이어 '밸류업' 과제
- [2024 이사회 평가]SK㈜, '이사회 중심' 경영 실천...참여도 최상
- [2024 이사회 평가]SK㈜, 참여도 만점...'아쉬운' 경영성과에 총점 기대이하
- [thebell desk]'쩐의 전쟁' NH증권에 필요한 포지션
- [IPO 모니터]'드라마 제작사' 하이그라운드, 상장 나섰다
- [IB 풍향계]KB증권, 케이뱅크 IPO 총력전…LG CNS까지 달렸다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진정한 위너 메리츠? 우량 등급 사모채, 고금리 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