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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쉬핑 매각, 대주주 리스크에 발목 잡히나 배임 혐의 불거져, 칸서스운용 M&A 악영향 우려

이명관 기자공개 2023-09-18 08:15:3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폴라리스쉬핑에 빌려준 대출금을 잘 회수할 수 있을까. 폴라리스쉬핑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매각에 변수가 될 만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이슈가 불거졌다. 폴라리스쉬핑의 최대주주인 폴라에너지앤마린의 대주주가 배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회사의 실질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그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회사 영업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사안으로 규정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협상의 판세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대주주와 직접 연결된 컴플라이언스 이슈다보니 인수자 측에서 딜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이 폴라리스쉬핑에 빌려준 대출 1580억원에 대한 만기가 오는 2024년 2월 29일까지 연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 금리는 10%에서 13%로 3%포인트 올랐다. 이에따라 1개월 기준 이자는 기존 13억원에서 17억원 늘어났다.

문제는 최근 폴라리스쉬핑 대주주 관련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부상하면서 대출 회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출금을 상환받으려면 현재 진행중인 폴라리스쉬핑 매각이 선행돼야 한다.

폴라리스쉬핑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김완중, 한희승 회장 등 2인은 최근 업무상 배임이슈로 경찰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폴라에너지앤마린을 통해 폴라리스쉬핑을 지배하고 있다. 지분 구조를 보면 폴라에너지앤마린이 폴라리스쉬핑 지분 80.52%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폴라에너지앤마린은 김 회장이 50%, 한 회장이 19.42%의 지분율로 지배하는 구조다.

김 회장과 한 회장에 대한 혐의는 불법 대여다.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들이 대주주로 있는 폴라에너지앤마린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약 500억원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고있다.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은 대여금 명목으로 폴라에너지앤마린에 578억원을 빌려줬다.

이번 경찰 수사가 공론화되기 이전부터 시장에선 지난해 폴라에너지앤마린이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폴라리스쉬핑 경영권을 방어하는 과정에 대여금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시장에선 대형 악재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A에서 인수 대상 기업의 대주주와 관련된 컴플라이언스 이슈는 인수자 입장에서 의사결정에 중대한 사안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인수 대상 기업에 이같은 이슈가 생기면 자체 컴플라이언스 기준에 부합되지 않아 딜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딜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협상의 주도권이 인수자 측으로 넘어갈 수 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매도자와 인수자 간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통상 해운사의 경우 자산(선박)가치와 영업가치를 합산해 기업가치를 산정한다. 여기서 주요 화주와의 계약에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악영향을 끼친다면 자연스레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폴라리스쉬핑의 주요 화주는 브라질 'Vale'다.

자칫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역시 딜 종결성(Deal Certainty)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현재 폴라리스쉬핑 매각은 원매자와 어느정도 밸류에 대한 눈높이를 맞춰가는 단계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매각 성사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대출을 상환받기 힘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인 만큼 지켜봐야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으로 판단되면 M&A 자체가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1600억원 가량의 대출은 앞서 폴라에너지앤마린이 자회사인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경영권을 지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발단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대주주였던 에이치PE(옛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지분을 정리했는데, 이 지분엔 대주주 지분에 대한 질권이 설정돼 있었던 터라 시장에서는 사실상 경영권 매각으로 해석했다.

이때 입찰을 거쳐 인수자로 낙점된 곳이 APC PE-호반건설 컨소시엄이다. 이슈는 3대 주주인 NH PE-이니어스PE 컨소시엄이 등장하면서 불거졌다. EB(교환사채) 투자자였던 이들 역시 대주주 지분 일부에 대한 질권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EB의 상환기일이 임박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NH PE-이니어스PE가 보유한 EB를 상환해야 무난히 경영권 인수가 마무리되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EB 규모는 1309억원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칸서스자산운용은 APC PE-호반건설 컨소시엄에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만 주고 폴라리스쉬핑 경영권을 넘기는 식이었다. APC PE-호반건설 측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당장 수개월 내에 1300억원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칸서스자산운용-폴라에너지앤마린은 APC PE-호반건설 컨소시엄에 120억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경영권을 다시 확보했다.

문제는 그후 이니어스PE-NH PE 컨소시엄이 보유중이던 EB 상환 재원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거졌다. 만기까지 재원마련이 어렵다고 판단한 칸서스자산운용과 폴라에너지앤마린은 백기를 들고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칸서스자산운용 입장에서도 담보를 제공받기는 했지만 매각이 이뤄져야 대출 상환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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