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홈쇼핑이 결국 KT스카이라이프에 일명 블랙아웃,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 10월 20일부로 KT스카이라이프에서 현대홈쇼핑 판매 상품들을 구매할 수 없다. KT스카이라이프 측에서는 아직 협상이 유효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대홈쇼핑은 다소 강경한 입장이다.방송 중단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이른 원인은 홈쇼핑사업자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송출 수수료다. 송출수수료는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유료방송사와 홈쇼핑사업자 전체는 송출수수료를 두고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다.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과, CJ온스타일(CJ ENM 커머스 부문)은 LG헬로비전과 송출수수료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은 강경한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있지만 방송중단이라는 초유의 상황으로까지는 치닿지 말자는 공감대는 있어 왔다.
업계 전반에서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지만 협상은 결국 이뤄질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의 협상이 방송 중단으로 가닥이 잡히자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의 협상 결과가 다른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동안 유료방송사업자들은 매년 송출수수료를 인상해 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2017년 1조 3874억원 수준이던 홈쇼핑사업자의 송출수수료가 2021년에는 2조2508억원을 기록했다.
홈쇼핑업계 출범 초기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호황기를 누릴 때는 송출수수료가 크게 부담되지 않았다. 오히려 황금 채널 확보를 위해 높은 비용의 송출수수료는 기꺼이 부담할 수 있다는 자세였다. 하지만 홈쇼핑업계가 송출수수료 상승 곡선과는 반대의 역성장을 그리자 문제가 발생했다. 생활 패턴과 소비 패턴의 변화로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송출수수료 증가는 부담을 넘어서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사업성, 수익성이 우선돼야하는 입장에서 현대홈쇼핑의 방송중단 결정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번 송출수수료 사태를 보면 10여년전 면세업계 사태가 떠오른다. 당시 면세사업자들은 임대료, 법인세, 그리고 특허수수료를 부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에 법인세, 특허수수료가 겹치면서 이중과세라는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특허수수료가 매출 기반으로 책정되면서 적자를 보더라도 특허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불만은 폭발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과 정부가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특허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면서 신규 면세사업자들은 결국 백기를 들고 줄줄이 사업권을 반납했다. 업계 고충을 듣지 않고 제도 개선을 외면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면세사업의 배를 가른 셈이었다.
홈쇼핑업계는 아직 시간이 있다. 유료방송사업자와 정부 유관 기관이 10년전 면세업계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길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엔비디아 ‘커넥트’ 공식 파트너 선정
- [i-point]신성이엔지, 한국종합기술·다스코와 연료전지 발전사업 협약
- [i-point]신테카바이오, 'PEGS 보스턴 2025' 참가
- [AACR 2025]첫 구두발표 진씨커, 경쟁사 넘보는 '유전자가위 액체생검'
- [AACR 2025]이뮨온시아 'CD47' 안전성 굳히기 "경쟁약과 다르다"
- [AACR 2025]항암 신약 항체 대신 '페라틴', 셀레메디 플랫폼 데뷔전
- [AACR 2025]근거 쌓는 '루닛 스코프' 빅파마 공동연구 쇼케이스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변화의 마지막 카드, 경영진 교체 '강수' 두나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속절없는 주가 하락 '트리거', 주가 부양 의지 없었나
- [변곡점 선 콜마비앤에이치]'경영 리스크' 누적, 콜마홀딩스 '책임경영'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