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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략장비 빌드업]이오테크닉스, '레이저 그루빙' 글로벌 양산진입 초읽기③북미, 대만 고객사 대상 내년 초 정식공급 예상…日 디스코 독점체제 균열 기대감↑

조영갑 기자공개 2023-10-16 07:38:57

[편집자주]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반도체 섹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테크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전선에 나서면서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택이다. 이를 대비해 그간 전략장비를 개발, 테스트해온 제조사들 역시 양산 페이즈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벨은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킬 아이템'을 중심으로 호황 싸이클 지형도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오테크닉스가 국산화를 목표로 개발해 온 반도체 웨이퍼 후공정 전략장비 '레이저 그루빙(Laser Grooving)' 솔루션의 글로벌 고객사 양산공급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루빙 시장에서도 디스코(DISCO Corp.)의 독점체제가 깨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D램 등 메모리 대비 3배 가량 규모가 큰 비메모리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해당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이오테크닉스는 최근 북미 일부 고객사와 대만 톱티어 파운드리 고객사에 레이저 그루빙 장비를 일부 납품한 걸로 알려졌다. 대만 고객사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다. 당장 양산을 전제로 한 대형 공급계약 수주를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레이저 그루빙 장비를 대상으로 퀄(품질인증) 테스트를 거쳤고 충족할 만한 수율이 나왔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1분기 고객사 양산라인에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오테크닉스가 레이저 그루빙을 글로벌 고객사에 정식 양산공급하게 되면 국내 장비사들 중 최초의 사례를 만들게 된다. 이오테크닉스는 국내 삼성전자 등에 레이저 마커(Laser Marker), 레이저 어닐링(Laser Annealing) 등을 주력 제품으로 공급하는 동시에 후공정 어드밴스드 패키징 관련 레이저 그루빙/다이싱/드릴링 장비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레이저 그루빙 장비는 웨이퍼를 칩 단위로 자르기 이전 웨이퍼의 상당 부분을 레이저로 제거해 블레이드나 레이저 다이서(Dicer)가 통과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그리는 디바이스다. 쉽게 말해 웨이퍼 위에 바둑판 무늬처럼 선을 그으며 좁은 논두렁을 파내려가는 장비라고 보면 된다. 비메모리 반도체(로직/파운드리, OSAT 등) 영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비메모리의 경우 메탈이 칩 하부층에 위치하고, 칩 효율의 향상을 위해 웨이퍼가 얇아지는 대신 적층이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레이저 그루빙 공정이 필수적이다. 다만 레이저 다이싱, 그라인더 장비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디스코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후공정 영역에서 디스코의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HBM3(HBM3E 포함) 투자와 관련 이오테크닉스가 레이저 어닐링 장비,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 입고를 늘리고 있는 데다 북미 일부 고객사, 대만 TSMC향 레이저 그루빙 장비 양산 공급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디스코가 장악하고 있는 후공정 장비 시장에 일대 균열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디스코와 가장 유사한 사업모델을 갖추고 있는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이오테크닉스"라고 말했다. 이오테크닉스가 한국의 디스코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이자 삼성전자의 라이벌로 꼽히는 TSMC의 동향을 감안하면 레이저 그루빙 영역에서 이오테크닉스의 존재감이 지속적으로 커질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TSMC는 최근 AI(인공지능) 관련 칩의 수요가 폭증하자 'CoWoS' 캐파 계획을 대폭 늘리는 동시에 관련 장비 제조사들에 막대한 PO(구매주문)를 발주하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CoWoS는 TSMC가 자랑하는 2.5D 첨단 패키지 공법으로, 2개 이상의 반도체 칩을 웨이퍼 상에서 상호 연결한 뒤 패키지 기판에 올리는 기술이다. AI칩과 HBM 연결에 많이 쓰이는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AI 시장의 확장세를 감안할 때 올해 12~14k(1만2000장~1만4000장) 수준의 CoWoS 관련 캐파는 내년 32k(3만2000장) 수준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TSMC는 이에 대비, 올해 4월 CoWoS 장비 주문을 재개한 데 이어 6월 2차 PO를 내면서 장비를 입고하고 있다. 10월 들어 대규모 PO를 발주하면서 내년 초 CoWoS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디스코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그루빙 관련 장비(DFL7161). 이오테크닉스는 디스코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출처=DISCO 홈페이지)

이오테크닉스가 대외 IR, PR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탓에 확보한 레이저 그루빙 관련 PO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다만, 반도체 업계와 시장은 내년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그루빙 관련 신규 매출을 약 500억~700억원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만, 북미향을 합친 금액이다. 여기에 OSAT(후공정외주가공) 업체의 PO까지 추가로 확보한다면 해당 액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디스코의 레이저 그루빙 관련 매출이 연 4000억~5000억원 수준에 이르고, Low-k 그루빙 제품을 중심으로 여전히 탄탄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이오테크닉스의 과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 내 장비 수급에 대한 보수성을 감안했을 때 TSMC 등이 한국산(이오테크닉스) 장비를 신규로 채택한 사실은 이례적"이라면서 "최근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그루빙 제품이 글로벌 고객사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OSAT 업체들의 장비 채택 역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디스코의 대항마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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