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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R&D부터 판매'까지 코오롱의 전주기 신약개발 밑그림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그룹 장점 살려 전임상부터 임상개발까지 도전"

홍숙 기자공개 2023-11-06 13:16:51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 개발은 어렵고 힘들고 긴 과정이지만 마치 실패가 당연하다는 전제를 하고 갈만큼 불가능에 도전하는 길은 아니다. 우리의 성공이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사명으로 신약개발에 임하고 있다."

인보사 이후 주춤했던 코오롱그룹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재건에 나섰다. 올해 초 김선진 대표를 선임하며 신약개발은 물론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 위탁생산개발(CDMO) 등 사업 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제약, 코오롱티슈진, 코오롱바이오텍. 4개의 계열사가 합을 맞춰 코오롱그룹이 그리는 신약개발 전략은 뭘까.

더벨은 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사진)를 만나 코오롱그룹이 그리는 신약개발 청사진을 들어봤다. 마침 인보사(이하 TG-C) 성분 등에 관한 위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이 2심 무죄 판결이 나는 날이었다. 김 대표는 무죄 판결에 안도하며 코오롱그룹의 신약개발 사업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상기돼 있었다.

◇순항 중인 인보사 글로벌 임상 3상, 코오롱바이오텍 통해 생산 효율화 도모

김선진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뿐만 아니라 코오롱제약 각자대표, 코오롱바이오텍 대표, 코오롱티슈진 최고의학책임자(CMO)을 맡으며 계열사 4곳에서 주요 임무를 맡고 있다. 코오롱그룹 합류 이전부터 김 대표는 미국 TG-C 임상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인보사에 관련된 2심 재판에서도 무죄 판결을 이끌며 TG-C를 비롯한 신약개발 의지를 다졌다.

김선진 대표는 "이번 2심 선고에서는 우리가 원했던 과학적인 오류와 규제기관에 제공되고 제출해야 하는 정보와 서류에 관련된 오해와 잘못 전달된 진의와 사실(fact)를 소명하는데 최선을 다했고 이를 법원에서 인용하고 인정해 준 점에 감사하다"며 "현재 미국에서 코오롱티슈진(KTG)이 진행중인 임상시험에 대한 지원과 준비중인 일본 임상시험, 미래의 신약 개발을 위한 도전의 더욱더 강력한 동력을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TG-C 임상 3상은 1020명의 환자 투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구체적인 미국 임상에 대한 진척 상황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임상시험이 착오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국 임상은 KTG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CMO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내가 자세한 내용을 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만 미국 임상 3상이 큰 착오나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재개를 승인받아 환자 102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임상 투약 완료 후 2년간의 효능과 안전성을 비롯한 생물학적 지표들을 추적관찰한 데이터 분석을 거쳐 FDA에 품목허가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년 간의 심사 기간을 거쳐 최종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BLA)를 승인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상업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TG-C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비를 하고 있다. 현재는 론자와의 협업을 통해 인보사 임상 시료를 생산하고 있지만 추후 상업화 단계에선 자체 생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그는 "코오롱티슈진,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바이오텍이 상업 생산과 TG-C 승인 이후 고효율 공정 개발 과 대량생산 관련 전략수립과 계획을 세우는 데 협업하고 있다"며 "미국 임상 완료와 BLA 신청 및 상용화 일정에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4곳 R&D·생산·유통 인프라 구축...CPHI도 직접 챙겨

코오롱그룹의 제약바이오 계열사는 현재 코오롱제약을 제외하고 적자 상태다. 신약개발 R&D 비용을 투자로 단기적으로 흑자 전환이 쉽진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로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TG-C 생산에 집중했던 코오롱바이오텍은 CGT 분야 CDMO 사업에 본격 뛰어들어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코오롱바이오텍은 TG-C 생산을 목표로 설립됐기 때문에 초기 대규모 투자에 의한 적자는 필연적이었고 신약 부문 R&D 비용으로 적자는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다"며 "이런 상황은 우리가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녹십자 출신 안종성 전무를 필두로 코오롱바이오텍의 기술과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일본 임상 시험을 위한 TG-C 생산과 미국 임상 승인 후 상용화와 고효율 대량생산 준비 뿐 아니라 생명과학의 파이프라인인 2031과 3021의 생산 내재화와 외부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의 생산 수주를 위해 추가 시설 확충과 투자가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바이오텍의 CGT 분야 CDMO 사업 외에도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원료의약품(API)과 향균제 등을 공급하는 스페셜티 케미컬(Specialty Chemical, SC)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김 대표는 지난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CPHI Worldwide 2023까지 직접 챙겼다.

그는 "코오롱생명과학 케미컬 본부의 API와 SC 사업 논의가 주 참가 목적"이라며 "이번 미팅에서는 기존의 파트너사와의 새로운 아이템 개발을 통한 시장진입과 이미 안정화되어 있는 아이템의 물량과 시장확대에 대한 논의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오롱바이오텍의 새로운 파트너 발굴은 물론 수주 활동도 포함돼 있다"며 "행사장 밖에서 진단이나 미래 파트너사로서 공동개발과 협업에 대한 미팅 요구도 많이 받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주기 신약개발 인프라 마련...NRDO 등으로 국내 바이오텍 상생모델 구축

김선진 대표 취임과 동시에 TG-C 이후 신약개발 전략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은 크다. 이미 계열사 4곳을 통해 R&D부터 생산과 유통까지 전주기 신약개발 인프라는 모두 구축돼 있다. 과연 김 대표가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어떤 신약개발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그는 "풍부한 인프라와 인적 구성의 장점을 살려 신약 후보물질 발굴(discovery), 임상, 승인 등 전주기 신약개발 도전할 것"이라며 "이런 (신약개발에 대한) 저력이 코오롱 바이오 그룹에 있었나 싶을 정도로 R&D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에서 모든 구성원들이 자기개발과 연구, 업무수행 능력이 극대화되고 이를 통해 각 조직원들의 가치가 최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진 대표 취임과 동시에 그가 이끌었던 플랫바이오는 코오롱제약에 합병됐다. 플랫바이오를 인수한 코오롱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제네릭 사업뿐만 아니라 신약부문을 신설했다. 기존에 플랫바이오가 추진하던 신약 프로젝트는 그대로 수행되며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조직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기존 플랫바이오 조직이 코오롱제약의 신약부문으로 편입되며 전임상에서 임상까지 R&D를 수행하고 있다"며 "더불어 기존 코오롱제약은 회사속의 NRDO 개념의 조직으로 일종의 하이브리드 연구 개발 조직으로서 실험적이지만 효율적이고 성공 확률이 높은 연구개발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국내 바이오텍과의 상생 모델도 강조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말이 흔한 신약 개발 생태계에서 진정한 의미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코오롱그룹은 물론 바이오텍도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를 수립하는 데 일조하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신약개발 회사들을 자문하며 실패한 물질을 보며 많은 의문이 들었다"며 "부족한 전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리한 임상 진입, 근거가 약한 임상 진행, 최적화되지 않은 적응증 선정이나 의례적이거나 요행을 바라는임상 시도로 정말 똘똘한 물질로 판단되는 신약 후보 물질의 개발이 좌절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몇 개의 데이터 세트만 추가하고 과학적인 해석만 있었으면 성사될 수 있었지 않을까하는 아쉽게 실패한 기술수출 시도도 많이 보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은 의뢰사의 전임상, 임상 전주기에 대한 물성개선, 디자인, 적응증과 용법개발 등의 자문부터 나아가 공동개발까지 양사가 윈윈(win-win)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실제로도 몇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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