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명암]오너 4세 박인원, 'CEO 데뷔전' 로봇 택한 이유③박지원 손발 맞춘 박인원, 로보틱스로 독립시킨 이유…박정원 회장은 리더십 강화
허인혜 기자공개 2023-11-06 11:18:48
[편집자주]
새 출발에는 늘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다. 여러 출발선에 동시에 선 두산로보틱스에게도 장밋빛 전망과 실망이 동행했다. 10월 기업공개(IPO)로 스스로의 가치를 시장에 물어야 했고 산업계의 새 먹거리로 등극한 로봇산업의 선두도 자청했다. 두산그룹의 미래 동력이라는 계열사로서의 역할도 충족해야 한다. 거시시장의 상황과 로봇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오랜 적자 등 좋고 나쁜 재료들이 혼재돼 있다. 첫 발인 주가는 뜨뜻미지근하다. 더벨이 두산로보틱스의 명과 암을 살펴보고 성장 기회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0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박인원 대표의 첫 CEO 데뷔전이다. 두산그룹 경영에 참여 중인 4세 경영인 중 막내인 박인원 대표가 박 대표만의 경영 무대를 갖게됐다는 의미다. 박지원 부회장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오래 한솥밥을 먹은 박 대표가 박 부회장의 관심사인 로봇 사업을 전담하게 됐다.두산로보틱스의 상장은 박 대표뿐 아니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에게도 '리더십 강화'라는 의미가 있다. 2020년 그룹 해체 이야기까지 나왔던 두산그룹을 재건하고 안정화시킨 뒤 자회사 상장까지 성공했다는 서사의 클라이막스라서다.
◇'CEO 데뷔전' 두산로보틱스에서 치른 이유

두산로보틱스 대표 임명은 박인원 대표만의 경영 무대를 챙겨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박인원 대표는 다른 사촌들이 각 계열사를 하나씩 맡고 있는 것과 달리 박지원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에 몸담아 왔다.
박지원 부회장이 관심을 보여왔던 두산로보틱스를 맡긴 점도 주목할만 하다. 박지원 부회장은 두산로보틱스 출범 이후 꾸준히 협동로봇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행사와 공장투어 등을 챙긴 바 있다. 박인원 대표는 2011년 두산중공업에서 상무 직함을 달았다. 박지원 부회장은 2012년 두산중공업 대표가 됐으니 약 10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두산그룹은 오랜 기간 가족경영 문화를 이어왔다. 3대에서는 두산그룹 밖에서 이생그룹을 일군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 외에는 의사라는 별도의 직업을 갖고 있는 박용현 전 회장까지도 회장 직함을 단 바 있다.
4대에 들어서도 형제·사촌 경영은 이어지고 있다. 3대 맏형 박용곤 전 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필두로 차남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등이 두산그룹의 구심점이다.
사촌들도 두산그룹에서 손을 뗀 몇을 제외하면 계열사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박용성 전 회장의 첫째 아들인 박진원 씨가 두산산업차량 부회장이다. 차남 박석원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사장도 경영 승계권자다. 박용현 전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박태원 한컴 부회장과 박형원 두산밥캣 사장도 경영에 참여하는 4대다.

상장 후 두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는 ㈜두산으로 지분율은 68.2%다. 상장 전에는 ㈜두산의 지분율이 90%를 넘었다. 국민연금공단을 제외한 ㈜두산의 주요 주주는 박정원 회장이다. 7.41%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 뒤를 박지원 부회장이 5.32%의 지분율로 따르고 있다. 이밖에도 친인척과 두산연강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39.72%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로보틱스 상장으로 리더십에 힘이 실렸다. 두산로보틱스는 '와해 직전까지 갔던 두산그룹을 재건하고 안정을 찾은 뒤 자회사를 상장시켰다'는 서사의 중요한 클라이막스를 담당했다. 두산그룹은 2021년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났고 그 뒤 1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두산로보틱스 '말·말·말'
두산그룹 내에서 두산로보틱스를 표현한 말들을 모아봐도 두산로보틱스의 위치를 짐작해볼만 하다.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 등 두산그룹의 핵심 인물들이 두산로보틱스를 두고 여러 이야기를 남겼다.

두산로보틱스가 대중에게 대대적으로 기술을 소개한 해는 2017년이다. 박 부회장도 행사장을 찾아 격려했다. 박 부회장은 "이번 로봇 사업은 두산의 자체 기술과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직접 기획하고 연구개발, 생산까지 진행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의가 있다"고 독려했다. 밑줄을 그을 만한 표현으로 "두산의 주요한 사업 분야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을 남겼다.
박 부회장의 관심은 6년이 지난 2023년에도 이어졌다. 올해 6월 독일 오토매티카 2023에 참석한 박 부회장은 협동로봇과 산업로봇의 차이를 강조하고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예고했다. 박 부회장은 "제조업 현장에서 산업용 로봇과 작업자를 도우며 반복 작업을 하던 협동로봇이 AI를 통해 인간과 상호 작용하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본격 성장기에 들어선 협동로봇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기업과 힘을 합쳐 새로운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사는 그해 기업이 가장 집중할 영역을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박정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협동로봇, 수소드론, 3차원(3D) 프린팅, 가스·수소터빈 등을 거론하며 "미래 성장동력이 될 기술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고 그룹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의지로 제품과 기술을 다져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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