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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지주사전환 중간점검]어피너티 기류 변화…FI 분쟁 해소 기대감↑④어피너티 강경파 3인 퇴임…주당 가치 협의는 아직

김형석 기자공개 2023-11-09 08:09:21

[편집자주]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기존 생명보험업을 넘어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더불어 FI와의 갈등으로 기업 IPO의 무산, 생명보험산업의 역성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 더벨은 교보생명의 재무구조와 영업흐름, 지배구조 등을 점검해 향후 교보생명의 지주사 성공가능성을 점쳐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과 풋옵션 분쟁을 일으킨 어피너티 컨소시엄에 미묘한 변화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어피너티는 최근 교보생명과의 소통을 재개했다. 지난해까지 양 기관 간 소통이 단절된 것과는 다른 변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올해 어피너티의 핵심 임원 교체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 교보생명과 각을 세우던 이상훈 대표와 이철주 회장 등이 물러나면서 교보생명과 새로운 관계 모색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회의적인 의견도 여전히 다수다. 교보생명과 어피너티 간 대법원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소송 결과 전까지 어피너티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 어피너티 임원 교체 후 교보생명과 상시 소통 창구 마련

IB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올해부터 교보생명과의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이 변한 것은 없지만 대화는 지속하고 있다"며 "교보생명이 추진하고 있는 지주사 전환에 대해 어피너티 측도 많은 정보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어피너티와의 지속적인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풋옵션 분쟁이 본격화된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교보생명과 어피너티는 단편적인 통보문을 주고받는 것 외에 직접적인 대화채널을 유지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진행된 교보생명과 어피너티 간의 여론전도 올해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어피너티는 지난해까지 풋옵션 행사의 정당성을 알리는 주장을 연일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주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핵심 임원 교체가 어피너티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피너티는 올해 초 박영택 회장이 은퇴한 데 이어 이상훈 한국 총괄 대표와 이철주 회장 등이 모두 떠났다. 이들은 모두 2004년 어피너티 출범 시기에 합류한 창립 멤버들이다.

특히 세 명의 임원은 교보생명과의 인연이 깊다. 두 임원은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하는 데 직접적으로 관여한 인물이다. 이후 박영택 회장은 2013년부터 교보생명 사외이사를 맡았다. 이후 2018년에는 이상훈 대표가 2021년에는 이철주 회장이 사외이사로 교보생명 이사회에 합류했다.

현재 어피너티는 민병철 한국 대표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민 대표는 2007년 어피너티에 합류한 뒤 2018년 파트너로 승진한 2세대 인물이다.

민 대표는 최근 기존 인수 기업 매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일본 버거킹 경영권 매각을 위해 우량 기업인 서브원과 묶어 판매하는 컨티뉴에이션 펀드(기존 보유하던 자산에 다시 투자하는 새 펀드)를 추진했다. 해당 펀드는 자금 모집에 실패했지만 어피너티의 보유 지분 매각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락앤락에 대한 투자금 회수도 본격화하고 있다. 락앤락은 지난 8월 유상감자를 진행했다. 감자 비율은 13.69%(687만4033주)로 주당 5819원에 유상 소각했다. 어피니티는 전체 유상 소각액 400억 원 중 283억원을 회수했다.

락앤락은 어피너티에게는 아픈 손가락이다. 어피너티는 지난 2017년 김준일 전 회장 측으로부터 락앤락 지분 63.56%를 6293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어피너티는 2020년 이후 락앤랙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어피너티는 인수 대금 절반인 3000억원 이상을 주식 담보 대출로 조달했다. 하지만 주식 담보 계약 기간 5년간 어피니티가 락앤락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금리 부담이 크게 뛰었다. 어피너티가 지난해 말 최장 3년 연장한 담보 계약의 금리는 8%다. 이는 인수 당시 금리(4%)의 두 배에 달한다.

IB 업계 다른 관계자는 "신임 민 대표를 비롯해 2기 경영진의 경우 전직 임원들이 실패한 투자에서 빠르게 엑시트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를 위해선 교보생명과의 관계 개선도 필요하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 주당 가치 24만원 어피너티 수용 가능성은

어피너티의 태도 전환은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에 호재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의 선결 조건으로 어피너티와의 풋옵션 갈등 해소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설립을 위해선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신창재 회장 등 우호지분이 40% 수준에 불과한 교보생명 입장에선 24% 지분을 보유한 어피너티의 설득이 필요하다.

본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어피너티와의 관계 개선은 필수적이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카드를 꺼낸 목적이 어피너티와의 '풋옵션 법적 분쟁' 해소 방안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 확대와 함께 어피너티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이 경우 어피너티는 성공적으로 엑시트가 가능하다.

IMM PE 로즈골드2호 펀드 청산을 위한 해묵은 과제도 있다. 로즈골드2호 펀드의 첫 투자처인 교보생명이 대상이다. 앞서 지난 2012년 IMM PE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베어링PEA 등과 ‘어피니티 컨소시엄’을 형성해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했다. IMM은 로즈골드 2호를 통해 컨소시엄에 약 2600억원을 투입했다.

교보생명과 어피너티가 풋옵션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주당 매각가 협상이 필요하다. 앞서 어피너티는 신창재 회장이 주당 40만9000원의 가격에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두 기관이 협상할 수 있는 가격은 20만원대 중반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의 최근 3년간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와 교보생명의 자본(10조원)을 기반으로 하면 교보생명의 시총가는 5조원 수준이다. 이를 발행주식(2050만주)로 나눈 한 주당 가격은 24만3900원이다.

다만 어피너티가 해당 가격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2012년 어피너티가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할 당시 주당 가격은 24만5000원(총 1조2054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IMM PE와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 간에도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현 어피너티 경영진이 20만원대 중반 가격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이들 투자자의 동의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진행중인 교보생명과의 대법원판결까지 해당 이슈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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