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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방글라에 법인 아닌 본부 설립한 배경은 깐깐한 외국계 법인 인허가, 본부로 규제 우회…현지 컨트롤타워 겸 소통 창구 역할

최필우 기자공개 2023-11-08 08:31:2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방글라데시에 지역 본부를 설립했다. 방글라데시지역본부는 현지 7개 영업점을 관할하는 컨트롤타워다. 또 올해 신설된 본점 동남아성장사업부와 소통하는 가교 역할을 맡는다.

법인이 아닌 본부 설립을 선택한 건 외국계 금융회사에 대한 현지 규제가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방글라데시에 지점을 두고 있는 유일한 동아시아권 은행일 정도다. 지역 본부를 설립하면 현지 규제를 피하고 법인의 역할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본점 동남아성장사업부와 가교 역할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방글라데시지역본부를 설립했다. 현지에서 다카지점을 비롯한 7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컨트롤타워를 설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방글라데시는 올해 신설된 동남아성장사업부 관할 지역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했다. 동남아성장사업부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방글라데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 방글라데시에 진출해 있는 은행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우리은행은 1996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지점을 설립하며 현지에 발을 디뎠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과 달리 방글라데시는 국내 은행이 선호하는 진출 국가는 아니었지만 고객사 지원 차원에서 현지 진출을 택했다. 영원무역이 1990년대 방글라데시에 의류 공장을 설립할 때 우리은행이 금융 지원에 나섰다.

영원무역이 현지에 뿌리를 내리면서 우리은행 다카지점도 함께 외형을 키울 수 있었다. 다카지점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4640억원, 종업원 수 130명, 영업수익 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키우기로 한 만큼 방글라데시 지역에서도 추가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방글라데시지역본부는 다카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지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다.

◇지역본부에 법인급 권한 부여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 베트남우리은행, 캄보디아우리은행과 달리 방글라데시에는 법인을 설립하지 않았다. 방글라데시 당국이 외국계 금융회사의 현지 법인 설립을 사실상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법인 설립이 쉽지 않은 만큼 지역본부에 법인급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방글라데시지역본부는 7개 영업점의 영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재무관리와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역할도 맡는다. 사실상 다른 국가의 법인에게 부여되는 권한이 방글라데시지역본부에 주어졌다. 방글라데시지역본부는 현지 영업점에 필요한 지원에 대해 본점 동남아성장사업부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우리은행은 엄격한 현지 규제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지역본부가 신성장 동력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이 방글라데시에 진출해 있지 않기 때문에 차별화된 성과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여건이 된다면 법인 설립이 가장 좋겠지만 글로벌 비즈니스는 한국이 아닌 현지의 규제와 사정을 감안해야 한다"며 "방글라데시지역본부는 규모나 네트워크 측면에서 법인과 다름 없는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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