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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점검]투자 유치 '안 급한' 젠테, '시리즈B' 펀딩 내년으로③해외 VC 200억 투자 제안, 위축된 시장 상황 고려해 연기…"약 1년 자생 가능"

양용비 기자공개 2023-11-10 07:51:55

[편집자주]

팬데믹 시절 눈에 띄게 성장한 플랫폼 산업 중 하나가 '명품 이커머스’다. 면세 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 규모를 급격하게 키웠다. 명품 이커머스 스타트업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 속에 모험자본이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요구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펀딩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더벨은 시장 핵심 플레이어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8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시리즈A 자금 유치에 성공한 젠테는 올해 투자 유치에 쉼표를 찍었다. 올해 상반기부터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진행했지만 벤처캐피탈 시장이 위축된 만큼 무리한 투자 유치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자금 유치는 내년으로 미뤄뒀다.

젠테가 투자 유치를 내년으로 미룰 수 있었던 건 내실 성장 덕분이다. 당장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하지 않더라도 일정 기간동안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적자 생존 중인 경쟁 명품 이커머스 기업과는 달리 영업이익을 내면서 현금도 쌓아가고 있다.

◇작년 시리즈A 유치, 100억 확보

젠테가 처음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한 건 지난해 5월께다. 시리즈A 투자라운드에서 1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당시 인터베스트와 KB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인도네시아의 최대 국영 통신그룹인 텔콤의 벤처캐피탈 MDI벤처스도 KB인베스트먼트와의 공동운용(Co-GP) 펀드를 통해 투자에 동참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벤처캐피탈 시장이 점차 위축 국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젠테의 시리즈A 투자 유치는 시기적으로 볼 때 선제적이면서 동시에 고무적이었다는 평가다. 당시 투자 유치에 나섰던 ‘빅3’ 업체들은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빅3 업체들과 같은 명품 이커머스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소싱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투자사들이 높게 평가했다. 당시 경쟁 기업들은 중간 유통사가 입점하는 플랫폼 형태였지만 젠테는 부티크에서 직접 소싱해 판매하는 강력한 유통 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사들은 설립 2년 만에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젠테의 성장 속도와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젠테가 구축한 부티크 네트워크는 시가총액 약 7조원의 글로벌 명품 커머스 기업 ‘파페치’의 성공 요인과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시리즈A 투자 유치로 대규모 운영 자금을 확보한 젠테는 인력 보강과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 초 젠테 IT개발·운영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윤종훈 개발총괄을 영입했다.

패션의 예술적 가치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비주얼 관련 인력도 보강했다. 신성통상과 한섬 등을 거친 이기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영입해 젠테의 비주얼 아이덴티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CD는 올해 1월 신설한 비주얼본부의 본부장을 맡고 있다.

투자 유치를 계기로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리즈A 투자 유치 이후 준비했던 일본 시장 공략을 올해부터 본격화했다. 벤처캐피탈의 자금 지원이 젠테의 해외 진출, 인력 보강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해 넘어간 자금 유치, 걱정은 없다

젠테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리즈B 투자 유치에 나섰다. 국내 벤처캐피탈 뿐만 아니라 해외 벤처캐피탈에서도 관심이 뜨거웠다. 미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의 벤처캐피탈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투자 유치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해외 벤처캐피탈에선 부티크 비즈니스 모델로 설립 3년 만에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수익 창출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쟁사와 달리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한 해외 투자사에선 약 200억원의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다. 젠테에선 시리즈B 투자라운드로 규정했지만 해당 해외 투자사에선 200억원을 베팅하면서 프리시리즈A로 명명하고 싶어할 정도로 젠테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봤다.

이같은 러브콜에도 젠테는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벤처캐피탈 시장이 위축된 만큼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년 기업가치 평가가 정상화 될 시점을 잡아 자금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해외 벤처캐피탈과는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투자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많은 투자사가 참여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 지분 희석의 우려도 있다. 젠테가 여러 가지 사안들을 고려해 내년 투자 유치에 나서기로 한 이유다. 정부 투자 연계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지분 희석의 우려가 없는 만큼 관련 프로그램도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젠테가 투자 유치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자생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신규 상품 매입 등 운영 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09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5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도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억원 규모였던 현금성 자산은 올해 말 기준 약 20억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고자산도 빠르게 불려나가고 있다. 2021년 3억원 수준이었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8억원까지 증가했다. 젠테에게 재고자산은 신규 상품을 의미한다.

젠테 관계자는 “별도의 투자 유치 없이 자체 자금으로 1년 이상은 충분히 자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투자 유치를 통해 좋은 상품과 좋은 파트너, 좋은 채널 확보 등 본질적 영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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