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현 현대차 CFO, 현대제철 사장 내정…우선 과제는 불황·차입금 다시 '현대차 출신' 내정…안동일 사장, 외부 발탁에도 '믿을맨'이었던 5년
허인혜 기자공개 2023-11-17 10:11:33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현대제철에 새 대표를 선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임자로는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 본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업황 불황 속에서도 차입금 축소를 목표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복잡한 상황을 '재무통' 인사를 통해 풀어낼 계획으로 보인다.
◇'다시 현대차 출신' CFO 서강현, 현대제철행 유력
현대차그룹은 17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등의 사장을 교체할 예정이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의 후임으로는 서강현 기획재경본부 본부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 본부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차그룹 입사 후 회계와 금융, 세무 등 재무 관련 부서에 근무해 왔다. 2013년 현대차 경영관리실장으로 승진해 임원이 됐고 2018년 회계관리실 실장(상무)으로 일하다 2019년 현대제철 재경본부 본부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1년부터 다시 현대차로 돌아가 재경본부 본부장(부사장)을 역임했다. 서 본부장은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으로 일하며 안 사장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이 2020년 10월 회장 취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현대차로 승진발령될 만큼 신임이 두텁다. 2~3년을 주기로 빠르게 승진한 인물로도 꼽힌다.
이번 인사로 다시 현대차그룹 출신의 인물이 현대제철의 대표에 앉게 된다. 안 사장은 현대제철 대표로는 드물게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다. 이전까지는 대체로 현대차그룹 출신의 인물들이 현대제철을 이끌었다. 안 사장의 전임자였던 우유철 전 부회장과 강학서 전 사장도 현대차그룹 내에서 적을 옮겼다.
◇업황 부진 예고…차입금 관리도 남은 과제
신임 대표의 과제는 우선 업황 부진에 대한 대비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철강 시황이 둔화돼 현대제철을 포함한 철강 업계의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8.8% 줄었다.
업계는 업황의 반등을 짧은 시일 내에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중국의 수요에 영향을 크게 받는데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도 부동산 시황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고 엔저로 일본 철강업체들의 수출 전략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유동성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초고장력강의 강도와 성형성을 갖춘 3세대 강판 생산설비를 구축해 2025년 2분기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차입금 관리도 신임 대표에게 공이 넘어간 과제다. 현대제철은 올 한해 차입금을 집중적으로 줄이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도 상환을 지속했다. 지난해 말 차입금은 9조9776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9조2405억원으로, 3분기 말을 기준으로는 8조5225억원으로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83.7%, 72.8%, 68.5%로 떨어졌다.
특히 현대제철은 부채비율이나 절대이자비용 등의 다른 지표를 낮추는 게 아닌 차입금 자체를 제거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7조133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조36억원, 3분기 말에는 6조4057억원이 됐다.
차입금 축소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목표인 4000억~5000억원의 상환 계획을 이행하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있다. 10월 만기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현금 상환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외부 출신' 무색했던 믿음, 기술력·수익성 다 남긴 안동일
안동일 사장(사진)은 취임부터 깜짝 인사였다. 순혈주의를 깬 인물이라서다. 주로 현대차그룹 내부 출신이 발탁돼 왔던 자리에 포스코 출신의 외부 인물을 영입했다. 그만큼 정의선 회장의 현대제철 쇄신 의지가 강력하다는 사인으로 읽혔다.
안 사장은 40년 경력의 '철강 전문가'답게 기술력과 수익성 개편 등의 성과를 두루 남겼다는 평가다. 부산대에서 생산기계공학을 전공하고 1984년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한 뒤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거쳤다. 현대제철 합류 전 포스코 부사장의 자리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안 사장은 70주년 사사를 통해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판열연·컬러강판 등 저수익 사업은 정리했다. 정의선 회장이 영입하며 요청한 '유연한 현대제철'이라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부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믿을맨'이 된 안 사장은 박수칠 때 물러나게 됐다. 현대제철은 2000년 이후 2인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해 온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안 사장을 단일대표로 임명하고 5년간 교체없는 신임을 보냈다. 2021년 12월 한 차례 연임했다. 안 사장은 퇴임 후 고문으로 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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