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신라젠의 펙사벡, '신장암'에서 찾은 임상 돌파구리브타요와 1b-2a 병용 임상 효능 확인… 간암 무위 이어 시장 내 가능성 관건
한태희 기자공개 2023-12-04 12:53:43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의 펙사벡이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와 1b-2a 임상 병용 치료에서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9년 간암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후 적응증을 신장암으로 확대해 4년 만에 발표한 결과다. 신라젠은 파트너사인 리제네론과 기술이전을 1순위로 협상에 임할 계획이다.◇리브타요 단독투여보다 병용투여 효능 입증... 임상 결과 C군 반응률 23.3% 고무적
신라젠은 최근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성분명 세미플리맙)의 1b-2a 병용 임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ESMO 2023에서 발표된 데이터의 최종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하며 관련 데이터를 재확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임상시험은 총 4개 군으로 진행됐다. 이 중 펙사벡과 리브타요 정맥 투여를 병용한 C군의 전체반응률(ORR)이 23.3%로 가장 높았다. 리브타요만 단독 투여한 B군의 전체반응률(12.5%)에 2배에 가깝다. 전체생존기간(OS)도 25.1개월로 가장 길었다. 리브타요에 펙사벡을 추가할 경우 반응률과 전체생존기간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신장암은 항암제가 잘 들지 않는 대표적 암이다. 세포막에 항암제를 세포 밖으로 운반하는 당단백질이 많고 항암제에 내성을 갖게 하는 유전자가 있기 때문이다. 절제술이 많이 활용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1차 치료제로 표적항암제와 면역관문억제제(ICI)의 병용 요법이 쓰인다.
신장암은 전체 환자 중 ICI 불응 환자가 80%에 달해 2차 치료제에 대한 수요도 분명하다. 2차 치료제 성분은 엑시티닙을 비롯한 표적항암제가 주로 쓰인다. 펙사벡의 D군 임상결과가 곧 이 같은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부분이다.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실패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D군의 ORR은 17.9%를 기록했다.
직접투여가 아닌 정맥투여에서 유효성을 확인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맥투여는 약물을 정맥 내에 투입해 직접 종양에 투여하는 것보다 신속하고 안정적 치료법으로 평가받는다. 펙사벡은 지금까지 직접투여 방식을 주로 써왔지만 이번 임상결과를 통해 정맥투여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신장암 2차 치료제 시장 내 가능성... '병용요법'과 '정맥투여'로 확보한 차별점
신라젠은 2017년 5월 리제네론과 신장암 치료제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하고 임상 진입을 준비했다. 당시에는 간암 임상도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신장암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러나 간암 글로벌 3상 실패 후 상황이 달라졌다.
신라젠은 2020년부터 신장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펙사벡 개발에 몰두했다. 당시 간암 글로벌 3상 실패 후 2020년 11월 제출한 경영계획개선서를 통해 신장암 병용임상을 조기종료하고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한다고 알렸다. 4개 군 중 A~C군 임상을 2021년까지 종료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D군에서 유효성을 확보하며 계획을 바꿨다. 2021년 3월 2a상 돌입해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요법에 대한 유효성을 평가했다. 2022년 1월 본 연구의 환자등록을 마감하고 2023년 1월 마지막 환자의 투여를 완료했다. 최근 ESMO에서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다음과 같이 공시한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 관계자는 “ICI는 키트루다와 같은 기존 제품들이 많이 잠식됐고 리제네론 입장에서도 적응증 확대 차원에서 펙사벡의 의미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CSR 수령 후 180일간 리제네론에게 우선계약권이 있으며 기술이전을 비롯해 다양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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