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지킨 김연섭 대표…롯데에너지머티 향한 이유있는 믿음 사업 다각화 지속 추진…"이훈기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와는 절친한 선후배"
이호준 기자공개 2023-12-08 08:15:1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11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역사적인 빅딜을 이뤄냈다. 바로 동박 생산 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뒤로 하고 이차전지 소재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에 과감한 승부수를 내걸었다.최근 롯데그룹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이끌 김연섭 대표이사 부사장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는 '2028년 고품질 동박 시장 점유율 30%'이라는 성장 목표 아래 내년을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원년으로 삼을 전망이다.
◇실적은 기대 이하였지만…'안정에 방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올해 실적은 그야말로 '기대 이하'였다. 롯데그룹 편입 전해인 지난해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847억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3분기 회사의 누적(1~9월) 영업이익은 106억원이다. 3조원 가까이 들여 사자마자 수익이 쪼그라든 것이다.
아쉬운 실적 흐름은 주가를 단숨에 고꾸라뜨렸다. 인수 작업이 확정된 지난해 10월 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는 6만원대였는데, 현재는 65% 수준인 4만원대로 감소했다. 롯데그룹 편입 후 예상된 장밋빛 전망과 실제 성적표가 딴판이었던 셈이다.

물론 전기차 시장의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현상이 가속화된 환경적 영향이 컸다. 하지만 그나마 나오던 수익성까지 전기료 인상과 구릿값 인하로 하락하면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초대 수장을 맡은 김연섭 대표의 어깨도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인사 방식은 그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었다. 김연섭 부사장을 내년에도 수장에 앉히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인구 경영기획본부장 전무도 유임했다. 실적 악화 속 이훈기 사장을 롯데케미칼 소방수로 보낸 인사 스타일과 상반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나간 사람도 거의 없다"며 "양점식 사장 등 일진머티리얼즈 출신의 인사들도 그대로 자리를 지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해외 진출 이끌 듯
김연섭 부사장에 대한 믿음을 다시 보낸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안팎에선 최근의 실적 부진이 경영의 문제라기보다는 업황 부진에 따른 것이라는 판단, 인수 첫해부터 안정보다 굳이 쇄신에 방점을 찍을 이유가 없다는 결정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차세대 소재 사업 등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도 많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시장 점유율 4위(13%) 수준의 동박 업체다. 다만 앞으로는 리튬·인산·철(LFP) 양극활물질과 고체전해질, 실리콘계 음극활물질 등으로 사업 영토를 넓힐 예정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고려해 동박 이외로 시야를 확장하는 셈이다. 현재 전북 익산 삼기공장 리튬망간(LMO) 생산공정을 LFP 설비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올들어 연구개발(R&D) 모집 직무를 소재별로 세분화해 인재도 채용 중이다.

해외로의 진출도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8월 스페인에 생산기지를 짓겠다는 유럽진출 계획을 확정했다. 총 5600억원을 투입해 연산 3만톤(t) 규모의 고품질 동박 생산시설을 짓는다. 이밖에 북미에서도 신규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 20조원 수주 잔고', '2028년 세계 고품질 동박 시장 점유율 3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차세대 소재 사업이 가시화되고 현지 거점 투자가 지속되는 내년을 목표 달성을 위한 원년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김 대표는 과거 삼성정밀화학 인수전을 이끈 인재"라며 "나이는 이훈기 신임 롯데케미칼 대표보다 네 살 많지만 서로 절친한 서울대 화학공학과 선후배 사이라 상호 간의 소통에서도 유리하다고 봤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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