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형근 현대모비스 사장 CEO 내정…'CFO 출신' 데자뷔 그룹 계열 재경본부장, 증권 사장 승진…현 최병철 사장 행보 '닮은꼴'
윤진현 기자공개 2023-12-22 13:56:1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현대차증권의 수장 역시 교체된다. 배형근(사진) 현대모비스 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함께 현대차증권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전임 사장과 승진 스토리가 닮아있단 점이다.배형근 신임 사장은 현대모비스 CFO(재경본부장)를 지내다 승진 대상으로 올랐다. 전임인 최병철 사장 역시 10여년간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에서 CFO를 맡다 증권으로 직을 옮겼다. 현대차증권 CEO의 덕목이 재무 전문성과 네트워크 등임을 짐작게 하는 지점이다.
올해 초 최병철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6년까지 임기를 연장한 만큼 이번 교체는 이례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변화 추구 배경으론 증권의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IB 사업 성장 추진 등의 과업이 꼽힌다.
◇배형근 사장 내정…2024년 정기 주총서 사내이사 선임 전망
20일 현대차그룹은 2023년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배형근 현대모비스 재경부문 부사장이 사장 승진을 함과 동시에 현대차증권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1965년생인 배 신임 사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2010년 현대차 총무팀 비서로 이사에 올랐다. 현대차에서는 기획실장과 기업전략실장을 역임했다.
배 신임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재임 중 현대모비스의 미래 투자 강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다. 과거 현대건설 종합기획실, 인천제철 등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 경험을 보유했다. 그만큼 그룹 사업·전략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이에 현대차그룹 측은 "증권업황 하락 국면을 고려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리테일, IB 부문 등 본원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향후 현대차증권은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배형근 대표이사 후보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부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들의 투표 결과 선임이 확정되면 최대 3년의 임기를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결고리? CFO 출신…'성장+리스크 관리' 과제 안았다
이로써 현대차증권은 약 4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게 됐다. 최병철 대표이사가 2020년 선임된 후 올 3월 주주총회에서 오는 2026년 3월까지 3년의 임기를 추가로 보장받았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증권의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진 만큼 변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최병철 사장과 배형근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의 연결고리는 바로 CFO 출신이라는 점이다. 최병철 사장은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약 13년간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의 재경본부장을 역임했다. 2019년 말 사장 승진과 동시에 현대차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배 신임 사장의 승진 과정과 닮아있다.
그만큼 재무 분야 전문성과 금융시장 네트워크 등을 현대차증권 수장의 덕목으로 바라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입증하듯 최병철 사장은 2020년 임기를 시작한 후 약 3년 만에 자기자본 1조2000억원대의 하우스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특히 부동산PF 사업에 힘을 실으며 IB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다. 다만 2022년 부동산PF 시장의 자금 경색이 이어지면서 IB 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택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IB 부문의 실적 부진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관련 대손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탓이다. 한국기업평가는 "PF사업장의 연체 및 분양률 미진 등에 따른 요주의이하여신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위탁매매부문의 실적 방어와 상품운용수지 확대로 영업순익 규모는 전년 동기(2599억원)보다 소폭 증가해 271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PF 대출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에 따라 자산수익률(ROA)는 0.7%로 저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하더라도 1.3%에 달했다.
배형근 신임 사장은 주력 사업부문 성장과 리스크 관리, 두 가지 과업을 받아들게 됐다. 정식 선임 후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후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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