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지분 정리한 박상규 사장, SK이노에 집중 이달 17만4390주 전량 매각…정유·화학·배터리 침체 등 대응 과제
정명섭 기자공개 2023-12-29 08:14:12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15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2024년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정유·화학 업황 둔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침체, 친환경 사업 전환 등 마주한 과제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SK그룹이 박상규 사장(사진)을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 앉힌 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박 사장은 새출발을 앞두고 전에 몸담았던 SK네트웍스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SK이노베이션 현안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로 평가된다.

박 사장은 SK네트웍스 대표이사로 부임한 2017년부터 회사 주식을 보유했다. 그해 8월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2만주를 매입한 게 첫 시작이다. 이후 2018년 5월 2만주, 2020년 2월 2만주, 2021년 3월 4만주를 추가로 매수해 보유주식이 10만주까지 불었다.
나머지 7만4390주는 상여금 명목으로 받은 주식이다. 2022년 3월에 6만4479주, 2023년 3월에 9911주를 받았다. 국내 주요 기업이 2022년부터 자사주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제도가 정착하면서 SK네트웍스도 박 사장에 상여금으로 자사주를 지급했다.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보면 박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가 2017년~2021년에 걸쳐 매수한 자사주 10만주는 당시 종가 기준으로 약 5억5130만원어치다. 박 사장이 이달 주식을 매도한 14일~18일의 주가는 5700~5720원 수준이다. 약 2000만원의 차익을 거뒀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사장은 2023년 SK엔무브 사장에 부임했고 올해 말 SK그룹 정기인사에서 정유·석유화학·배터리 계열 정점에 있는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의 총괄 사장으로 영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석유 수요 둔화와 친환경 사업 전환, 배터리 사업 대규모 투자 등 현안이 산적하다. 박 사장의 SK네트웍스 지분 정리는 SK이노베이션 경영에 더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특수관계 청산을 위해 SK네트웍스 주식을 언제 팔아도 이상하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오너가 3세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이 가족들을 동원해 회사 지분을 늘리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 사장은 주식 매도 전에 개인으로는 최 사장(3.17%)과 최신원 전 회장(0.88%) 다음으로 많은 지분(0.07%)을 보유했었다. 이는 최 사장의 부인과 두 자녀가 보유한 지분(0.04%)보다 높았다.
박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했고 전략·기획·마케팅 등 주요 업무와 관련한 경력을 두루 쌓았다.
2006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SK㈜의 투자회사관리실 기획지원담당 기획팀장으로 승진했고 2009년에는 SK네트웍스 S-Movilion 본부장을 맡았다. SK네트웍스 S-Movilion 본부장은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거쳐 간 자리다. 2011년 SK㈜로 자리를 옮겨 비서실장을 맡았다.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에 부임한 후에는 에너지 사업 부문 내 홀세일사업부와 직영주유소 사업을 매각하고 SK렌터카(옛 AJ렌터카)를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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