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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승부수]'기술력 우위' 현대건설, 경쟁력 강화 위한 조직 재정립중장기 변화 위한 개편 단행, 새 해 키워드도 '지속 성장'

전기룡 기자공개 2024-01-03 07:30:3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12: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사진)이 바라보는 올해 경영 이슈는 '기술력'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차별적인 기술 우위를 토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향후 조직개편에 대한 방향성도 달라진 기조에 발맞춰 설정됐다.

윤 사장은 2일 임직원들에게 'AGAIN 기술의 현대, 세계의 현대'라는 제목의 2024년 신년사를 공유했다. 건설업계가 금리·환율·유가라는 삼중고를 겪는 상황인 만큼 기술 분야에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신년사가 안전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신년사는 그간의 소회로 시작됐다. 윤 사장은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신한울 원전 3·4호기'를 수주하던 때라고 언급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포스코이앤씨, 두산에너빌리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3조1000억원 규모의 주설비 공사 계약을 따냈다. 현대건설의 공사 지분은 55%다.

윤 사장은 "10년 만의 원전 발주라 건설업계의 이목이 쏠 이 수주전에 우리는 경쟁사 대비 3000억원이나 높은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기술평가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며 "당시 수주전은 우리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이 설정한 조직 개편의 방향성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플랜트사업본부에 있던 신재생에너지 전담조직을 '뉴에너지사업부'라는 이름으로 떼어냈다. 뉴에너지사업부 산하에는 각기 다른 전문분야를 가진 '원자력사업실'과 '에코원사업실'을 배치했다.

원자력사업실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전과 관련해 견적·영업·지원하는 조직들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소형모듈원자로(SMR) 전담팀도 배치됐다. 에코원사업실은 기존 플랜트본부 산하 송변전사업실에 신재생사업 업무를 더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현대건설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특화돼 있다.

그는 "원자력발전이나 SMR과 같은 핵심사업뿐만 아니라 수소,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과 같은 미래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경쟁우위를 결정짓는 핵심기술과 원천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글로벌 전문 인재의 육성이 선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단순 주문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압도적 경쟁우위 달성'과 '사업수행 고도화'를 중장기 조직개편의 키워드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미래상품과 주력상품에도 각기 다른 방향성을 제시했다. 미래상품과 주력상품에는 각각 SMR·해상풍력·수소, 석유화학·공동주택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래상품은 신사업 발굴과 원천기술 확보에 매진한다. 사업 전개가 담보되어야 하다 보니 향후 개편 방향도 조직을 선제적으로 꾸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력상품의 경우 수익성과 성장성에 무게를 둔다. 사업을 내실화하고 안전·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조직을 운영할 예정이다.

조직개편은 향후 포트폴리오 재정립과도 맞물린다. 국내 시장이 다소 정체된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고유가의 영향으로 대형 플랜트의 공사 발주가 예고되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방향성도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사업 쪽으로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윤 사장은 "노력 여하에 따라 중동과 동남아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인도도 주력시장으로 바뀔 수 있다"며 "현대건설이 얼마나 큰 산, 큰 물을 만나게 될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늘 그래왔듯이 선제적인 준비를 바탕으로 또 다른 성공의 이정표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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