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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OTT 기상도]토종 1위 OTT 탄생 눈앞, SK스퀘어 셈법은①자회사 웨이브, 티빙과 합병 기대…'지분구조·이해관계' 못다 푼 과제

이민우 기자공개 2024-01-09 08:16:43

[편집자주]

한국 OTT 시장은 2024년 넷플릭스·SKT 시너지 가시화, 웨이브·티빙 합병 같은 굵직한 변화를 예고 중이다. 열띤 점유율 경쟁, 이합집산 등에서 비롯된 변화는 OTT에 얽힌 관계자의 상황과 셈법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국내 OTT 시장 패권을 놓고 전개될 관련 기업의 행보와 속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OTT 시장 최대 화두는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 추진이다. 성공적인 합병 시 30% 이상 점유율을 가진 토종 1위 OTT가 세워진다. 특히 이번 합병은 웨이브 최대주주 SK스퀘어에겐 호재다. SK스퀘어가 리밸런싱을 진행 중인 ICT 포트폴리오의 부담을 덜어내고 지속가능성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SK스퀘어의 셈법은 아직 복잡하다. 방송3사와 KT스튜디오지니 등 합병 과정에서 대화할 기업만 최소 10곳이다. 합병법인에서 SK스퀘어 대신 최대주주를 맡는 CJ ENM의 지분 매입 문제도 걸림돌이다.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를 보다 유리하게 풀어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지분 감소 등 웨이브 거리 조절, ICT 포트폴리오 부담 덜고 지속가능성↑

웨이브, 티빙은 올해 본격적인 합병에 나선다. 지난 12월 합병을 위한 업무양해각서(MOU)를 맺었다. SK스퀘어와 CJ ENM 등 각 OTT 최대주주, 지분 관계 기업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관련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합병은 웨이브 최대주주 SK스퀘어에게 호재다. 웨이브는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전환사채(CB) 투자를 받았다. 중요 조건 중 하나는 2024년 11월까지 IPO에 성공하는 것이었다. 달성하지 못하면 CB 회수에 내부수익율(IRR)을 더한 투자금을 토해내야 한다.

웨이브는 적자 누적 등으로 IPO에 나설 수 없는 처지다. 2000억원 상당 투자금 상환 또는 FI와 협상해 조건을 바꿔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문제는 입장 차가 커 FI를 만족시키기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웨이브의 미래를 새로 재단할 이번 합병은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수단이다.

웨이브 합병이 이뤄지면 SK스퀘어는 ICT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의 부담도 덜게 된다. 출범 당시 SK스퀘어는 SKT에서 분리돼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와 IT·플랫폼 투자사 지분을 들고 와 ICT 포트폴리오로 삼았다. 하지만 ICT 포트폴리오 성적은 연이은 IPO 철회, 라이브커머스 시장 부진으로 인한 11번가 적자 누적 등 기대 이하였다. SK스퀘어는 결국 투자 부담 감소와 체질 개선을 위해 지분 매각, 11번가 '콜옵션 미행사’등 리밸런싱을 단행해왔다.

현재 합병법인은 SK스퀘어를 2대주주로 삼는 것이 유력하다. SK스퀘어의 지배구조상 입지는 웨이브 시절 대비 낮아진다. 대신 지분법 평가 등에 따라 반영될 영업손실 같은 재무상 불리함도 적어지는 효과를 본다. 영업손실의 원인인 과도한 콘텐츠 비용 역시 한결 줄 것으로 예상된다. SK스퀘어가 웨이브 탓에 감당해야 할 투자부담도 줄어드는 셈이다.

ICT 포트폴리오가 웨이브, 11번가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기대되면서 시장 내 SK스퀘어 평가도 올랐다. 지난해 9월 3만9000원 수준인 밸류가 연말, 연초 주당 5만원 내외를 기록했다. 최근 하향세로 돌아선 추세이나 2023년 초 대비 여전히 50% 가까이 높은 가치를 형성 중이다.

◇지배구조 얽힌 기업만 최소 10곳, 복잡한 정리 절차 걸림돌

다만 웨이브 합병에 대한 SK스퀘어 속내가 무조건 편하진 않다. 합병 추진은 결국 OTT 사업·투자에서 녹록지 않은 상황임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티빙을 보유한 CJ ENM 측에서 그동안 합병 가능성을 부정한 점도 껄끄럽다.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 티빙 합병에는 지주사인 CJ의 설득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와 이해관계 문제도 고충이다. 현재 웨이브는 SK스퀘어, KBS 등 방송 3사가 지분을 나눴다. CB를 보유한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FI를 합하면 관계자가 더 늘어난다. 티빙도 CJ ENM에 KT스튜디오지니와 SLL, 네이버, FI에서 설립한 미디어그로쓰캐피탈 등 혼잡한 지배구조를 가졌다. 10개 내외 기업이 웨이브·티빙 합병을 두고 대화하는 상황이다.


최대주주가 될 CJ ENM의 지분 확보 문제도 있다. CJ ENM은 공정거래법상 비상장 자회사인 웨이브·티빙 합병법인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현재 CJ ENM 티빙 지분은 50%에 못미쳐 추가 매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용도 상당할 전망이라 해당 문제를 두고 SK스퀘어와 CJ ENM의 대화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 결함심사 통과는 앞선 교통정리에 비해 무리가 없을 것이란 평가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웨이브, 티빙 모두 영업손실만 1000억원이라 합병한다고 해서 국내 OTT 시장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 보긴 어렵다”며 “콘텐츠 공급, 구독자도 특정 OTT 1곳에 흐르지 않고 분산되다보니 공정위가 결합을 불허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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