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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핵심' 에코비트, 사업부 분리 매각 나설까 '몸값 3조' 거론, 몸집 커 국내외 원매자 찾기 '난항' 관측

김지효 기자공개 2024-01-25 08:10:3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비트가 사업 분리 매각에 나설까. 에코비트의 몸값이 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외에서 에코비트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매각 측이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에코비트의 사업부 분리 매각에 나설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코비트 매각 자문을 맡기 위해 다수의 자문사들이 제안서를 제출한 가운데 복수의 자문사들이 제안서에 분리 매각 방안을 담은 것으로 전해진다. 에코비트 매각가가 3조원 가량으로 거론되면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에코비트를 인수할 만한 대기업, 사모투자펀드 운용사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SK에코플렌트와 IS동서 등도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번 에코비트 매각전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속도’다. 최대한 빠르게 매각해 자금을 수혈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문사들은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에코비트 사업부를 쪼개 파는 방안을 매각 측에 제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에코비트가 영위중인 사업은 크게 4가지다. 에코비트의 사업부는 에너지BU(소각), 워터BU(수처리), 그린BU(매립), 미래사업BU(폐기물 재활용 등 관련 솔루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사업 연관성이 있는 소각과 매립을 묶고, 수처리, 폐기물 재활용은 별도로 파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에코비트의 2차전지 재활용 자회사인 에코비트프리텍은 별도로 매각작업을 진행중이다.

에코비트의 소각산업은 의료 폐기물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폐기물 소각 단가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에코비트는 의료폐기물 소각시장에서 점유율 4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고령화에 따른 의료폐기물 증가에 대한 수혜도 예상된다. 반면 매립사업은 상대적으로 매립단가 하락 등으로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연관이 있는 두 사업을 묶어 판다는 구상이다.

수처리사업의 경쟁력은 이미 압도적인 만큼 별도로 매각하더라도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처리는 현재 에코비트의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사업으로 국내 수처리시장 시장점유율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수처리사업은 에코비트의 전체 매출액 6426억원 가운데 53% 가량인 3354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사업부 분리 매각이 큰 장점이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분리 매각을 진행하게 된다면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일부 사업은 예상보다 가격을 더 낮춰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에코비트가 그간 종합환경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볼트온 전략을 거듭해 덩치를 키워왔는데 이를 쪼개면 오히려 기대한 시너지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문사들은 어떻게든 매각이 되는 방안으로 제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분리 매각 방안을 담아 제시한 것”이라며 “하지만 결국 KKR이 이를 승인할지에 키가 달려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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