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등기이사 점검]'3세 경영' 시작한 정기선, 관건은 지분승계[HD현대]⑧등기이사·직함 완비, 총수는 아직 정몽준…사위 백종현 회사는 계열사 제외
원충희 기자공개 2024-02-06 08:10:18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오너가 있는 64개 기업집단 소속 2602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총수일가 경영참여 현황을 발표한다. 이사회 중심 경영문화를 뿌리내리고 오너가의 책임경영 측면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올해 처음으로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상승 전환했다. 공정위의 바람이 조금씩 이뤄지는 것일까. THE CFO는 주요 그룹별 오너가의 등기이사 등재 현황과 실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08시3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은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 정기선 부회장이 2022년 지주회사 등기이사에 오른 뒤 작년 11월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오너 3세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정 이사장의 사위인 백종현 씨도 개인회사 HEA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지만 이곳은 지난해 하반기 독립경영을 인정 받아 계열에서 제외됐다.다만 경쟁당국은 아직 정기선 부회장을 동일인(총수)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 이사장의 지분이 압도적이라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판단이다. 3세 경영체제의 남은 관건은 결국 지분 승계다.
◇지주사 등기이사·부회장 오른 정기선, 총수는 아직 정몽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의 31개 계열사 중 총수가 등기이사로 등재된 곳은 한 곳도 없다. 다만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 정기선 부회장은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에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이와 더불어 HD현대중공업의 선박·해양영업 담당 사장, HD현대마린솔루션에 미등기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의 재무팀 대리로 입사해 2022년 3월 13년 만에 등기이사를 달고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그룹은 정 이사장이 1988년 정치권에 진출하면서 약 35년 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정 부회장의 이사회 진출과 승진은 오너경영 체제로 전환을 의미한다.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부터 시작해 3세 경영이다.
그가 등기·미등기 이사로 있는 곳은 하나같이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다. HD현대는 그룹 지주사이며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그룹의 주력사업인 조선계열사들의 중간지주격이다. HD현대가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 35.05%를 갖고 있으며 그 휘하에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포진해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 부회장이 그룹 경영에 참여한 첫 출발지이기도 하다. 그룹 조선 3사의 선박 서비스 조직을 통합해 2016년 말 출범했다. 사모펀드 KKR(글로벌 베셀 솔루션)의 6500억원(지분 38%) 투자를 받은 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이다. 정 부회장은 2017~2021년까지 5년간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직접 회사를 이끌었다.
◇총수 사위 백종현 대표의 회사 HEA는 지난해 제외
정몽준 이사장이 그룹 내 공식적인 직함을 갖고 있지 않은 데 따라 현재 그룹 경영은 정기선 부회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등기이사와 직함 등을 보면 사실상 3세 경영 시작이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아직 정 부회장이 아닌 정 이사장을 동일인(총수)로 지정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온전한 그룹 지배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핵심은 지분이다. 정 이사장의 지분이 26.6%로 정 부회장(5.26%)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걸 물려받아야 승계가 완성된다. 정공법으로 받으면 7000억~8000억원 규모의 상속세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에 승계의 최대 관건이다.
백종현 씨가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HEA는 작년 10월 18일부로 친족독립경영 요건을 인정받아 HD현대그룹에서 제외됐다. HEA는 조경시공업체로 조경설계 및 실내외 공간 조성, 조경 제품, 도시재생 모델의 연구개발 등의 업무를 하는 회사다. 2018년 백종현, 김대희 대표가 설립해 현재 23명의 전문가를 두고 있다.
백 대표가 지분 72%를 갖고 있으며 외감법인(자산 또는 매출 500억원 이상)에 해당되지 않을 만큼 소규모 기업이다. HD현대그룹과의 거래도 전무하다. 이 회사는 결국 정 이사장의 차녀 정선이 씨의 남편, 즉 정 이사장의 사위라는 백 대표와 총수일가의 관계 때문에 계열사로 분류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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