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경영분석]하나캐피탈, 업황 악화에도 '선방'…충당금 더 쌓는다조달 원가 두 배가량 급등, 비은행 기여도 '5.5%'…작년 충당금 1850억 적립
김서영 기자공개 2024-02-02 09:17:1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은행 순이익 1등'으로 꼽히는 하나캐피탈이 업황 악화 속 실적 선방을 이뤘다. 조달 원가가 두 배 가까이 급증했으나 판매금리를 올려 방어했다. 비은행 계열사가 수익성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그룹 기여도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하나캐피탈은 매 분기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손실 흡수능력도 키웠다. 작년 한 해 총 185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충당금 적립 확대 압박에 추가로 대손충당금을 쌓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순익 악화 원인, 조달 원가 두 배 '껑충'…ROE 10% 아래로
1일 하나금융그룹은 '2023년 경영실적'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하나금융그룹에서 '비은행 1등'을 도맡고 있는 하나캐피탈은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 속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총 21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983억원)과 비교해 27.4% 감소한 수치다. 하나금융 내 비은행 계열사 중 하나은행(3조4766억원) 다음으로 높은 순익을 시현했다.
정윤호 경영기획본부장(CFO·이사)은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조달 원가가 2022년 2600억원 수준에서 작년 4500억원 정도로 급증했다"며 "조달 원가 상승으로 판매금리를 일부 인상했음에도 이자이익이 394억원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해 ROE는 9.92%로 전년(15.4%) 대비 5.48%p 하락했다. 하나캐피탈의 ROE는 2019년 19.23%로 20%에 육박했으나 2020년과 2021년에는 18%대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 하나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속한 계열사들이 업황 악화 속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비은행 부문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에 영향을 미쳤다. 이들 계열사의 순손익은 하나카드 1710억원, 하나저축은행 -132억원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하나증권에서 2708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비은행 부문 순이익 합계는 2030억원에 그쳤다.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5.5%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달 31일 있었던 실적 발표 IR에서도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은행과 증권에 쏠렸다.
◇작년 한 해 충당금 1850억 적립, '추가 적립 논의 중'
하나캐피탈의 순이익이 감소하는 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바로 대손충당금이다. 하나캐피탈은 작년 4분기 중에 대손충당금으로 470억원을 적립했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매 분기 충당금을 쌓았다. 구체적으로 1분기 370억원, 2분기 550억원, 3분기 460억원으로 연간 기준 1850억원을 적립했다.
정 이사는 수익성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대손충당금을 꼽았다. 그는 "작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해 개인 신용대출 등에서 연체가 많아 대손 비용으로 인해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일반영업이익은 5815억원을 기록했고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487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2881억원, 순이익은 2166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하나캐피탈의 충당금 규모는 세 번째로 컸다.
다만 향후 하나캐피탈의 대손충당금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5일 캐피탈사 임원을 소집해 충당금 추가 적립을 통해 손실 흡수능력을 높일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당국의 이 같은 충당금 적립 압박에 따라 2023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대손충당금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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