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야심차게 시작한 신사업 'FCW' 중단한 배경은 폴더블폰 시장 대중화 지지부진, 커버윈도우 소재 '대세'도 변화
김위수 기자공개 2024-02-07 10:07:44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2020년 신사업으로 폴더블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플렉서블 커버 윈도우(FCW·Flexible Cover Window)라는 전용 브랜드를 내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투명 폴리이미드의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디스플레이 표면에 부착해 패널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SKIET가 사업을 중단하기까지 걸린 시점은 단 3년 7개월에 불과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사업 축소 수순에 돌입했다고 하니 사업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채 3년도 걸리지 않은 셈이다. SKIET가 빠른 속도로 태세를 전환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당초 SKIET는 폴더블폰, 롤러블폰과 같은 신규 폼팩터의 스마트폰 시장이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를 출시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준 여파였다. 중국 화웨이를 필두로 오포·샤오미 등도 폴더블폰 경쟁에 가세했다.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 가능성이 제기됐고, LG전자는 폴더블폰을 넘어 롤러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SKIET는 400억원을 들여 충북 증평공장에 FCW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2020년 7월 상업생산과 동시에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하는 등 사업이 순항하는 듯했다.
문제는 폴더블폰 시장의 성장세가 SKIET의 예상과 달리 더뎠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폴더블폰 시장은 280만대 규모였다. 지난해 폴더블폰 판매량은 약 1600만대로 2020년 대비 471%가량 늘어나기는 했다. 단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3% 수준이었다.
그나마 폴더블폰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 삼성전자다. 지난해 판매된 1600만대의 폴더블폰 중 1000만대 안팎이 삼성전자 제품으로 알려졌다. 단 삼성전자의 경우 폴더블폰의 커버 윈도우 소재로 투명 폴리이미드가 아닌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선호한다고 전해진다.
SKIET가 공략하려고 했던 중국 폴더블폰 시장의 경우 충분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들어 중국 폴더블폰 업체들도 UTG 사용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SKIET의 FCW 실적은 처참했다. 2021년 매출은 4억원에 불과했고 이듬해인 2022년에도 11억원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며 2023년 SKIET는 FCW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2023년은 SKIET가 김철중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맞은 해다. 김 사장 주도하에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주요 계열사의 투자 사례를 지목하며 질책했다고 전해진다. FCW는 SK그룹 전체로 보면 큰 규모의 사업은 아니다. 단 그룹 전반적으로 투자에 대한 태도가 바뀌는 동시에 사업 효율화가 큰 화두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SKIET가 성장성이 보이지 않는 FCW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수순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이미 지난해부터 사업을 축소해 왔고 실질적으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만큼 FCW 사업 중단이 SKIET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내 FCW 사업 중단 절차를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SKIET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리막 사업에 집중한다. 배터리셀 제조사와 글로벌 완성차 기업 등과 협의를 진행하며 분리막 공급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또 올해 중 북미 지역 분리막 공장 신설과 관련한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도 고무적이다. SKIET의 지난해 매출은 6469억원,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했고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해외공장 정기 보수의 기저효과 및 원가 절감, 중국법인의 인센티브 수령 등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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