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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HMM 인수]산업은행이 놓친 두 가지매각 적기, 최대 공자금 회수 측면에서 아쉬움 남아…향후 매각 조건 안갯속

이재용 기자공개 2024-02-08 08:04:0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하림-JKL컨소시엄과의 HMM 협상 결렬로 놓친 것은 두 가지다. 먼저 HMM 매각의 적기를 놓쳤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HMM이 만성적자를 탈피해 기업가치가 크게 오른 상황이라 매각의 적기로 여겨졌다. 매각 적기를 놓치면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도 요원해졌다.

HMM 매각 적기는 해운업 호황기다. 반대는 불황기다. 홍해사태로 운임 상승 수혜를 받아 해운업은 반짝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하지만 일시적 요인으로 불황을 해소할 순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급속화된 글로벌 해운 동맹 재편으로 HMM의 글로벌 해운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변수도 향후 재매각 조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협상 최종 무산…매각·공적자금 회수 적기 놓쳤나

HMM 매각 측인 산은은 7일 하림-JKL컨소시엄과의 협상이 최종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매각 측은 원매자를 원점에서 다시 찾아야 한다. 매각전략 수립단계부터 다시 설정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만 1년여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매각 측이 재매각에 나설 전망이지만 매각의 적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절차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하면 현재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매각이 진행되리라는 확신을 할 수 없다. 앞서 매각 측은 HMM 매각에 착수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기업가치가 크게 오른 당시를 매각 적기로 봤다.

HMM은 현대상선이던 시절인 2013년 채권은행과 자율협약을 체결했으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지 않아 2016년 산은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산은 관리 체제에서도 HMM은 2019년전까지 만성 적자에 허덕였다. 정부 입장에선 공적자금만 7조원가량 투입했지만 실적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골칫거리였다.

상황은 2020년부터 급반전됐다. 980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 펜데믹과 함께 글로벌 물동량이 폭증해 운임지수가 오르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후 HMM은 이듬해 영업이익이 7조3775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 안정기를 맞았다.

지난 2022년 HMM은 매출 18조5827억원에 영업이익 9조951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전년 72.6%에서 25.6%까지 떨어졌다. 2019년 초 1조원에도 못 미치던 시총 규모는 10조원대로 늘며 10배가량 성장했다.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이어가자 매각 측은 민영화 적기로 판단하고 지난해 3월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곧바로 매각 자문단을 꾸리고 7월 매각 공고를 게시한 뒤 8월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거쳐 하림-JKL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단 9개월 만에 매각 작업을 일사천리로 타진한 것이다.

여기에는 몸값이 올랐다는 점과 함께 향후 둔화세로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HMM 실적이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매각하는 게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방법이기도 했다. 매각 측이 HMM 매각에 속도를 붙인 배경이다.

◇HMM 기업가치 하락 우려 상존

2021년 평가된 HMM의 지분가치는 1조~1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최근 HMM 인수를 위해 하림-JKL컨소시엄이 써낸 가격은 6조4000억원으로 3년 새 매각가가 4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중동발 홍해사태 수혜로 당분간은 그 이상의 가치 평가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향후 불황 및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가치 절하 우려도 상존한다.

홍해사태로 폭등하던 운임은 지난달 말 9주 만에 하락하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 달간 폭등했던 운임이 본격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60.52포인트 내려간 2170.09를 기록했다. 운임 안정화로 HMM의 실적도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MSC, 머스크,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해운사들의 동맹이 급변하면서 HMM의 글로벌 해운 경쟁력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점이 변수다. 특히 HMM이 속한 동맹 디얼라이언스에서 하팍로이드가 이탈해 HMM 등 아시아 선사들이 유럽과 미주 노선에서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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