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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부담 가중된 LG화학, 자산 효율화 시나리오는 여수 NCC 매각, 좁히기 힘든 눈높이 차이...지분 일부 매각 가능성 등 '주목'

김위수 기자공개 2024-02-13 07:07:01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의 여수 소재 나프타분해시설(NCC·Naphtha Cracking Center)은 '효율화'의 대상으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자산이다. 석유화학 사업 호황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던 2018년 중 투자 결정을 내리고 2조6000억원을 투자, 2021년 가동을 시작했다. 에틸렌 기준 연산 80만톤(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LG화학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연산 330만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 정도다.

지난해부터 여수 NCC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적절한 매수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LG화학의 NCC 매각설이 불거진 지 반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는 움직임은 없다. 여수 NCC의 가치를 둘러싼 LG화학과 잠재 매수자들의 시각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LG화학 여수 NCC 전경. (출처: LG화학)

◇NCC 가격 '눈높이' 맞출 방법 있나

LG화학에게 여수 NCC는 구축에만 2조6000억원이라는 거금이 투입된 자산이다. NCC 매각 자체가 신성장 동력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염가 매각만은 피하고자 하는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LG화학이 NCC 투자를 결정할 때와 석유화학 사업의 상황이 크게 변화했다. 수요 자체가 줄어든 데다가 중국 등 해외 기업들이 에틸렌 등 기초원료 생산능력을 끌어 올리고 있어 이전과 같은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성장전망에 무게를 둘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NCC 인수를 검토하는 입장에서는 큰 금액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

양측간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절충안이 필요하다. 관련업계에서는 NCC 전체가 아닌 지분 매각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업부를 별도법인으로 독립시키고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지분을 일부 넘긴 법인은 합작법인(JV)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NCC의 가치를 크게 낮추지 않으면서도 매수자의 투자금 부담 부담은 완화할 수 있다. LG화학과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다른 기업과 JV를 설립하고 있는데, 그 반대의 사례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분할 매각은 SKC가 2019년 화학사업부를 매각했을 당시 선택했던 방식이다. SKC는 역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투자금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SKC는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프로필렌글리콜(PG) 등을 생산하는 화학사업부를 분할하고 SK피아이씨글로벌을 설립, PIC에 지분 49%를 매각했다. PIC는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PC)의 자회사다. SKC는 이를 통해 5358억원을 쥘 수 있었다.

투자재원 마련이라는 목적 외에 다른 상황이 완전히 다르기는 하다. SKC가 화학사업부를 매각했을 당시 화학사업부는 매년 1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는 곳이었다. 화학사업부 지분 매각을 두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였다. 반면 NCC는 적자를 내고 있는 상태다. 분할 뒤 지분 매각 형태로 자금 부담을 낮춘다고 해도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CAPEX 매년 4조', 자산 효율화 속도 날까

LG화학은 향후 2~3년간 자본적지출(CAPEX)에 매년 4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북미 양극재 공장 설립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업활동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감안해도 연간 4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렵다. LG화학이 지목한 조달 방식은 '외부 차입'이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연간 1조원 이상의 차입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LG화학의 부채비율은 89.2%로 높은 편이 아니다. 투자금 조달을 위한 차입활동이 재무구조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 차입금 규모가 2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지난해 금융비용으로만 7000억원을 넘게 지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LG화학의 금융비용은 3231억원 수준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재원을 차입으로 마련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 조정, 자산효율화 등을 얼마나 원활하게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LG화학의 여수 NCC와 더불어 생명과학본부의 미용필러 및 백신사업을 잠재 매물로 간주하고 있다.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81.84%)도 꾸준히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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