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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R&D 인사이더스]보령엔 우주만 있다? '항암제 강자'가 노리는 신약전략김봉석 혁신신약센터장 "올해 BR2002 2상 진입…새 물질도 도입"

정새임 기자공개 2024-02-15 09:44:55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보령으로 연상되는 단어는 단연 '우주'였다. 오너 3세를 주축으로 공격적으로 진행한 우주산업 투자가 만들어낸 이미지다. 하지만 보령의 본질은 '제약'이다. 단순히 제네릭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신약 개발로 글로벌 도약을 꿈꾼다. 그 중에서도 항암에 대한 보령의 행보는 그 어느 제약사보다 체계적이고 진취적이다.

2007년부터 항암제 전담팀을 꾸리기 시작해 지금은 혈액암·폐암 등 세부 전문팀까지 뒀다. 여기엔 항암 신약 도입과 개발을 주도한 김봉석 혁신신약센터장(전무, 사진)이 있다. 혈액종양내과 전문의인 그는 2020년 보령에 합류했다. 그가 초기부터 강조했던 혈액암 신약 물질은 어느덧 조건부 허가를 위한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더벨은 김 센터장을 만나 보령의 항암 신약 개발 전략을 들었다.

◇독성 우려 낮춘 BR2002 개발 속도…2상 후 조건부허가

김 센터장이 적을 옮긴 시기 보령의 항암제 연 매출액은 약 800억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매출은 2083억원, 4년 만에 2.6배 성장을 이뤘다.

항암제 매출 급증은 오리지널 브랜드 권한을 모두 사들이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이 주효했다. 알림타, 젬자 등 오리지널리티가 높은 올드 드럭을 LBA로 라인업에 올렸다.

지난해 항암제 매출 가운데 알림타는 226억원, 젬자는 169억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도 400억원으로 큰 역할을 했다.

보령은 외부 항암제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장기적인 목표는 자체 항암 신약 개발이다. 그 중에서도 김 센터장이 초기부터 강조했던 파이프라인은 'BR2002(BR101801)'다.

표적 항암제로 단백질 효소인 PI3K 감마와 델타, DNA 손상 바이오마커인 DNA-PK를 동시 저해하는 신약 후보 물질이다. 혈액암 중 말초 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물질 자체는 유망하지만 개발이 더뎠기 때문에 김 센터장이 합류하면서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많은 PI3K 후보 물질들이 B세포 림프종을 타깃하는 반면 BR2002는 T세포 림프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질환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재발이 잦아 사망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2차 표준치료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1차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약 70%가 재발하거나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6개월이 채 안 된다.

이들을 상대로 BR2002를 투여한 결과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고 김 센터장은 전했다. 앞서 발표된 2건의 1상 임상에 따르면 19명 환자 중 완전관해(CR) 3명, 부분관해(PR) 3명 총 6명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김 센터장은 "말초 T세포 림프종은 2차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가 높은데 이들에게서 좋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6명 중 3명은 지금도 BR2002를 투여 중이며 3명은 이후 질병이 진행됐지만 아직 반응지속시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쟁약들이 독성 때문에 50% 이상 높은 반응에도 투약을 오래 지속하기 힘든 실정이다. BR2002는 반응률은 30%대로 다소 낮지만 독성 우려가 적고 병변 유지(SD) 상태에서도 1년 이상 효과가 유지된 사례를 보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보령은 올해 BR2002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워낙 희귀암인 까닭에 2상 후 국내 조건부 허가를 꾀한다. 시기는 2027년쯤으로 예상된다.

◇오픈이노베이션 통한 NRDO 전략…올해 추가 물질 도입 예상

보령의 신약개발 기본 전략은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다. 말 그대로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도입해 임상 등 개발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신약 임상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도 대폭 강화했다. 약 80명 이상의 임상 인력이 통계, 관찰연구, 임상시험, RWE 등 각 분야에 포진해 있다. 지난해 오픈이노베이션 팀은 40개 이상의 유력 물질을 리뷰하고 후보군을 추렸다. 그 결과가 올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리뷰를 바탕으로 올해 한 두개의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올해도 오픈이노베이션팀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새로운 혁신신약 물질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예상치 못한 독성 등 아직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면역항암제의 낮은 반응률을 보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다. ADC 역시 NRDO 관점에서 접근할 것으로 점쳐진다.

NRDO는 빠르게 임상을 진행해 가치를 높여 기술수출을 꾀한다. 보령 역시 BR2002 글로벌 판권을 기술이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뛰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JPM)에서도 김 센터장과 신약센터 산하 팀이 출격해 다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김 센터장은 "국내는 빠르게 조건부 허가를 받고 미국·유럽 등 대형 시장에서는 기술이전으로 BR2002 상용화를 꾀할 것"이라며 "다양한 암종에서 퍼스트-인-클래스가 될 수 있는 유망 물질을 꾸준히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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