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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조선업 해부]그룹 '시너지'로 뭉친 한화오션, 어디로 가나③군함과 잠수함 건조서 대규모 협력…그룹사 확장 의지도 '강력'

이호준 기자공개 2024-02-27 07:20:13

[편집자주]

최근 몇 년간 산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한화의 조선업 등판이다. 한화라는 든든한 자금력에 한화오션과 한화엔진, 한화오션에코텍이라는 걸출한 업계 강자들이 더해진 상태. 물론 '승자의 저주'는 한화가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숙제다. 그러나 한화는 벌써부터 조선업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며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세계 1위 조선소'에 도전하고 있다. 한화는 또다시 이름값을 증명할 수 있을까. 더벨은 본격 시작 국면에 접어드는 한화의 조선사업 전반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는 명실상부한 재계 7위 기업이다. 그러나 단순히 덩치가 크기 때문에 관심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룹 내 여러 계열사가 방산, 에너지, ICT 분야에서 고유한 위치와 업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새 가족이 된 한화오션 역시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조선 업체다. 업계가 육상·해상 최강자 간 만남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해 온 까닭이다.

◇잠수함 찍고 상선까지…친환경 선박에서도 '시너지'

한화의 조선업 전략은 간단하다. 그간 한화가 역량을 키워 온 각종 사업을 조선업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현재 한화그룹 내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한화임팩트·한화시스템 등 다양한 방위산업·신재생에너지 부문 계열사가 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분야는 잠수함이다. 통상 잠수함은 축전지에 충전된 전기를 이용해 물속에서 움직인다. 그간 납 축전지가 탑재돼 왔으나 수명이 짧고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양산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한화오션 잠수함에 탑재된다면 약 3배 이상의 잠항 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 (출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무기 체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함정의 두뇌·전투 역할을 수행하는 함정 전투체계와 해양무인체계를 특수선(함정)에 납품하고 있다. 한화오션 특수선의 경우 기존에도 한화시스템에서 무기를 공급받아 온 만큼 앞으로 양사의 더욱 활발한 기술협력이 기대되고 있다.

정보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 조선해양 산업의 경우 보안이 중요하고 사업 관리도 복잡해 디지털 전환이 어렵고도 가장 중요한 과제다. 국내 최대 방산업체 한화의 정보기술 분야 육성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한화시스템이 한화오션의 SI(시스템통합) 일감을 떠맡아 '한화식' 재편을 이끌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연히 상선 분야에서도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가 늘면서 핵심 기자재인 선박엔진의 확보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계열사 한화임팩트를 통해 선박엔진 제조사 HSD엔진 지분 33%를 사들이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한화오션으로선 엔진 확보와 관련한 고민에서 자유로워진 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선박'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임팩트는 수소 혼소 터빈 기술을 보유한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 공통분모가 수소인 회사끼리 뭉친다면 친환경 선박 제조에도 속도가 날 수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사업 확장 의지 '강력'

물론 아직 큰 성과는 없고 미래를 구상하는 수준이다. 작년 중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과 대형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함께 개발했는데 상용화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선박 건조와 관련해 실무진 차원에서 사업적 교류나 거래가 이뤄진 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는 빅딜 효과를 극대화해 본 경험이 많다. 2014년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를 인수했는데 이후 탄약, 정밀유도무기에 강점이 있던 자사 방위산업과 시너지를 내며 오늘날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탄생시켰다. 2015년 인수한 삼성종합화학도 크고 작은 재편을 이어가 현재의 한화임팩트로 만들었다.

현재 한화오션의 기술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군함과 잠수함 등 선종을 아우르는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한화가 육상 무기 강자로 부상한 상황이라 이전보다 시너지 효과도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의 성장 의지도 확고하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한화오션을 매각하면서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할 수 있는 대기업을 찾고 싶었고 여기에 한화가 응했다"고 했다. 한화가 자금력도 풍부한 만큼 투자 '스케일'까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중동, 유럽, 아시아 고객 네트워크도 한화오션과 공유한다면 향후 한화오션의 군함과 잠수함 등의 수주도 늘 것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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