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출범 로드맵]숙명의 포용금융…중·저신용대출 '카뱅만' 목표 달성⑤추가 인가 요건으로 중금리대출·신용평가모델 검토…건전성 난항 예고
김영은 기자공개 2024-02-29 12:51:34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경쟁 촉진을 위해 신규 플레이어들의 진입을 독려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인가 방식이 완화됨에 따라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컨소시엄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영업개시까지 갈 길이 멀다. 가장 중요한 예비인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가 정한 인가요건(자본력, 주주구성, 혁신성, 포용금융 등)에 적합한 경영계획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 1세대 인뱅의 은행업 인가 과정을 살펴보며 제4인뱅이 넘어야 할 과제를 점검하고 그들이 은행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의 포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방침에 대해 중금리대출, 자체 신용평가모델(CSS) 등의 요건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CD(한국신용데이터)와 소소뱅크는 소상공인 대상 특화은행을 , 유뱅크는 시니어와 외국인을 대상의 포용금융을 계획하고 있다.포용금융은 1세대 인터넷은행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 중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목표 비중을 달성한 은행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연체율이 1%p 이상 오르자 대출 공급액 관리에 나서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KCD·소소뱅크, 소상공인 특화은행 준비…유뱅크, '시니어·외국인'도 포용
‘포용성’ 항목은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의 심사평가 기준을 재정비하면서 신설된 항목이다. 2015년에 있던 ‘금융소비자 편익증대 항목’이 ‘포용성’ 항목으로 바뀌었다. 세부 평가기준도 '다양한 금융서비스'에서 '서민금융 지원, 중금리대출 공급'으로 명확해졌다. 심사 배점 비중은 전체의 15%다.
금융위원회가 포용금융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존 주요 심사 항목인 △자본금 요건 △자금조달 방안 △주주구성 계획 △사업계획 요건에 더해 △중금리대출 계획 △신용평가모델(CSS) 등을 추가 요건으로 고려한다는 것이다.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활용한 중금리대출 확대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의 주요 취지 중 하나인 만큼 해당 항목의 심사를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이에 예비인가를 준비하는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또한 포용금융에 초점을 맞춰 컨소시엄 출범을 알렸다.
KCD뱅크과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특화은행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KCD뱅크는 전국 약 200만 개가 넘는 소상공인 사업장에 경영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문화한 은행을 모색하고 있다.
KCD는 이미 자체적인 신용평가모델 또한 갖추고 있다. 국내 최초 전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사 '한국평가정보(KCS)'를 자회사로 두어 카카오뱅크, SGI서울보증 등 제도권 금융사에 신용평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 이해관계자 단체를 주축으로 설립을 추진 중이다. 2023년 11월 기준 MOU를 맺은 회원수는 전국적으로 850만명에 달한다.
소소뱅크는 핀테크 기업인 윙크스톤 파트너스와 협업해 자체신용평가 모델 및 은행 플랫폼을 구현할 계획이다. 윙크스톤 파트너스는 중소상공인(SME)를 대상으로 AI기반 복합신용평가모델과 금융OS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소상공인에 더해 시니어, 외국인을 대상으로 포용금융 어젠다를 제시했다. 기존 인터넷은행에서 소수 고객에해당했던 시니어 계층을 대상으로 안정된 미래 설계를 돕는다. 또한 전체 인구의 5%에 육박하는 국내 체류 외국인에게도 언어 장벽을 넘어 실질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뱅크의 기술 개발 전반을 담당할 렌딧은 국내1호 개인신용 중금리 대출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렌딧은 렌딧 스코어링 시스템(LSS)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누적 대출 신청 1500만건, 승인 270만건의 중금리 대출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해당 신용평가모델을 활용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제공할 계획이다.
◇중·저신용대출 확대 쉽지 않아…토스뱅크·케이뱅크, 연체율 1%p 오르자 목표 미달
제4인터넷은행이 출범과 동시에 맡아야 할 정책적 역할이 만만치 않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요구하는 중·저신용자대출 신용대출 규모가 적지 않고 대출 특성상 건전성 지표 악화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KCB 기준 신용 평점 하위 50%인 고객에게 전체 대출 비중의 30% 이상의 대출을 제공해야 한다. 2024~2026년 금융당국이 정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는 ‘평균잔액 기준 30% 이상’이다.
그러나 2023년까지 계획했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달성한 인터넷은행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지난해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은 약 4조3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30.4%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해당 대출에 1조3200억원 가량을 공급했다. 그러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9.1%로 목표 비중인 32%에 2.9%p 미달했다. 토스뱅크는 목표 비중 44%에 12.5%p 모자란 31.5%를 기록했다.
중·저신용대출 규모자 오르자 인터넷은행3사의 연체율도 일제히 상승했다. 2023년 11월말 기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연체율은 3.92%로 전년말(2.81%) 대비 1.11%p 상승했다. 토스뱅크는 1%p 오른 2.56%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1.23%에서 1.76%로 0.53%p 올랐다.
제4인터넷은행 또한 출범 직후 중·저신용대출 확대 의무가 부과될 전망이다. 특히 소상공인 대상 특화은행을 목표로 하는 KCD뱅크과 소소뱅크는 해당 대출 취급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건전성 관리가 향후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중점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4인터넷은행이 출범과 동시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 비중 의무를 지켜야 하는 지 또는 유예기간을 둘 것인지 등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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