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자산운용사들의 관심 사업 분야는 단연 상장지수펀드(ETF)와 퇴직연금이다. 공모펀드 시장의 만성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직접 투자 문화 확산에 힘입어 ETF 수요는 유례없이 커졌고 이에 따라 운용사 마케팅 재원은 디지털 채널로 쏠리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면서 공모펀드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종합운용사 대부분이 이 두 시장에 집중하면서 경쟁은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고 있다. ETF 시장에선 삼성-미래 두 대형 운용사가 점유율 경쟁에 혈투를 벌이고 있고, 후발주자들은 그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을 계기로 펀드에 퇴직연금 적립금이 유입되기 시작, 상품 수익률 경쟁이 본격화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3의 길을 모색하는 운용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이창희 대표가 이끌고 있는 다올자산운용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초 다올운용에 합류한 이 대표는 김태우 전 대표와 함께 하우스 경영을 이끌어오다가 김 전 대표가 하나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기면서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그리고 이 대표 색깔이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그간 이 대표의 성과 중 하나는 하우스 리스크를 큰 폭으로 줄였다는 점이다. 다올운용의 대체자산 운용규모는 약 5조원. 국내외 부동산 시장 부진 여파로 운용 리스크도 커졌다. 이 대표는 하나자산신탁에서 오랜기간 대표로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십분 발휘, 잠재적 분쟁 요소 등을 소거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크게 덜어내는 데 성공했다.
신사업 분야에서 활약도 눈에 띈다. 멀티에셋본부 내 팀 조직이었던 솔루션운용팀을 지난해 하반기 본부로 격상한 것이 그 시작이다. 이 대표는 성준석 팀장을 본부장으로 발탁해 신사업을 맡겼다. 성 본부장 휘하 본부는 글로벌 EMP 공모펀드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해 자산배분 전략 기반 펀드를 선보였다.
펀드 시장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너나할것 없이 ETF와 연금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과 정반대 행보였던 셈이다. 사실 과거 김태우 전 대표 재직 당시 다올운용은 ETF 사업 진출을 고민하면서 인재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중소형사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다시 펀드 시장으로 돌아와 승부수를 던졌다.
이 대표는 성 본부장에 신사업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했고 성 본부장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모 증권사와 글로벌 투자 협업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자산배분 기반 펀드 비즈니스 범위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헤지펀드는 설정한 지 불과 석달여 만에 1년치 목표 수익률을 모두 달성해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다올운용의 행보가 실제 새로운 수익으로 이어질 지는 지켜볼 일이다. 펀드 시장 부진에 그대로 묻혀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 가릴것 없이 ETF와 연금 시장에 골몰하고 있을 때 펀드 비즈니스로 돌아와 해외 투자 펀드를 키우기로 한 건 의미가 작지 않다. 다올운용이 펀드 시장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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