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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뱅 출범 로드맵]시중은행 자본력도 IT기업 파급력도 부재…경쟁력 ‘글쎄’⑥인뱅 지분 없는 신한은행마저 미참여…카카오톡·토스만큼의 플랫폼 영향력 없어

김영은 기자공개 2024-03-05 14:11:02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경쟁 촉진을 위해 신규 플레이어들의 진입을 독려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인가 방식이 완화됨에 따라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컨소시엄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영업개시까지 갈 길이 멀다. 가장 중요한 예비인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가 정한 인가요건(자본력, 주주구성, 혁신성, 포용금융 등)에 적합한 경영계획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 1세대 인뱅의 은행업 인가 과정을 살펴보며 제4인뱅이 넘어야 할 과제를 점검하고 그들이 은행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4인터넷은행 출범을 준비하는 컨소시엄이 상반기 예비인가를 앞두고 있지만 대형 금융사의 참여 소식은 적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인터넷은행 지분이 없는 신한은행 마저도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은행업 특성상 설립 초기 많은 자본 투입이 필요한 만큼 든든한 투자자 확보가 절실하다.

제4인터넷은행이 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이 1세대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이던 디지털 역량을 따라잡은 시점에서 새로운 혁신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카카오, 토스와 같은 플랫폼 역량을 가진 대형 플레이어가 없어 파급력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KCD·소소뱅크 상반기 예비인가 도전, 대형 금융사 참여 '무소식'

제4인터넷은행 출범을 준비하는 컨소시엄은 이르면 상반기 내 예비인가에 도전한다. 소상공인 대상 전문은행에 도전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와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는 상반기 예비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늦게 컨소시엄을 구성한 유뱅크는 아직 예비인가 시점을 확정짓지 않았다.

컨소시엄의 예비인가 도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대형 금융사의 참여는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현재는 보험사인 현대해상 만이 핀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결성된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시중은행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여태껏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던 신한은행은 이번에도 참여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이제 진출해야 할 분야가 아니라 경쟁 상대로 보고 있다”며 “새로운 인터넷은행에 많은 자본을 투입해 성장시키기 보다는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예비인가 전부터 제4인터넷은행의 자본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초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며 “출범 후 몇년은 적자 실적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투자자들이 많은 양의 자본을 꾸준히 투입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세대 인터넷은행은 출범 초기 잇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조달을 지속해야 했다. 또한 IPO까지 성공해야 충분한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영업을 지속할 체력 확보가 가능하다. 현재는 카카오뱅크만이 IPO에 성공해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케이뱅크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역량 확보한 시중은행, 제4인뱅 견제 안돼

제4인터넷은행이 시장에 미칠 혁신성 또한 1세대 인터넷은행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인터넷은행 도입 초기와 달리 시중은행이 어플리케이션 개선, 디지털 역량 강화 등 인터넷은행의 강점이던 기술력을 많이 따라잡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는 은행권을 뒤흔들 새로운 혁신이 나오기 어렵다는 평가다.

파급력 있는 거대 IT기업의 참여가 사라진 것 또한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현재 컨소시엄은 대부분 스타트업 단계의 핀테크 업체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1세대 인터넷은행을 카카오, 토스 등 과거 플랫폼 영향력이 막강하던 IT기업이 주도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카카오뱅크의 설립을 주도했던 다음카카오는 당시 이미 국내 3800만명 가입자를 둔 ‘카카오톡’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었다. 토스뱅크 설립을 주도했던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존 플랫폼인 ‘토스 앱’ 사용자가 당시에도 2000만명에 육박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같은 경우에는 카카오톡 같은 거대한 플랫폼과 결합을 해 고객 유치가 가능했다”며 “그 정도의 경쟁력이 없이 기존의 은행들이 하고 있는 것들을 따라하는 전략이라면 (제4인터넷은행이)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특화은행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는 중견기업, 대기업 대출 보다 신용도가 낮아 부실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애초 금융당국이 추진했던 특화전문은행 도입이 무산된 것도 벤처기업에 특화됐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때문이었다.

소상공인의 비대면 접근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경우 대출을 하려고 해도 서류 발급을 위해 보증기관, 은행, 협회 등에 찾아가 발품 파는 일들이 많다“며 ”이런 것들을 고려할 때 소상공인 인터넷 전문은행이 처음에 부각은 될 수 있겠지만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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