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자신감 엿보이는 '예보 지분' 매입소각 시점 지주사 전환 후 최고 수준 주가에서 매입 결단…기업금융·비은행 강화로 추가 상승 자신
최필우 기자공개 2024-03-18 12:40:24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5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이 오랜 과제였던 예금보험공사 잔여 지분 매입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주식 양수도 계약 이후 2024년 내에 진행한다는 계획만 밝혔으나 1분기가 채 가기 전에 전격적으로 매입했다. 이번 시간 외 매매로 공적자금 지원 26년 만에 100% 민영화를 달성하게 됐다.이번 지분 매입 배경에는 우리금융의 자신감이 자리한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5000원 안팎으로 지주사 전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 후에도 우리은행 기업금융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주가를 추가 부양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1400억 매입해 전량 소각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잔여 지분 935만7960주 전량을 자사주로 매입했다.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입이 이뤄졌고 가격은 지난 13일 종가 기준이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 13일 1만4600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0월 예보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지만 매입 시점을 확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공적자금 회수 명분을 가진 예보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우리금융이 지는 부담도 줄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입 수량을 모두 자사주 소각 용도로 확정한 것도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그룹 출범 이후 최초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했지만 아직 정례화되지 않아 매입 시점의 주가에 따라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매입 가격으로 정해진 1만4600원은 2019년 2월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재상장한 이후 가장 높은 구간대에 해당하는 주가다. 우리금융은 상장 이듬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8000원대 밑으로 주가 하락을 겪었다. 이후 2년에 걸쳐 주가 1만6000원선을 넘어섰으나 다시 1만2000원 안팎으로 하락했고 최근 들어 1만5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단기간에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면 유상증자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추후 1만4600원보다 낮은 가격대에서 유증을 단행하면 주식을 비싸게 매입해 싸게 파는 셈이 된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후 최고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추가 부양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분구조 정리 완료…성장 이제부터 시작
우리금융은 지난 1년 간 지분구조를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 예보 잔여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물론 자회사 지분 구조도 정리했다. 상장사였던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상장 폐지하고 100% 자회사로 만든 게 대표적이다. 상장사는 아니지만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합병해 경영 효율을 높이기도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후 1년 간 내부 정비를 마친 만큼 올해 성장을 본격화 한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영업 강화를 통해 그룹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주요 국가산업단지에 법인 영업 특화 점포를 개설한 데 이어 올해 전국으로 거점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비은행 성장도 신호탄을 쐈다. 우리종금을 통해 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전략을 세우고 매물을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 우리종금이 증권사 라이선스를 추가하고 전통 IB 기능을 더하면 우리은행 기업 고객풀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우리금융의 약점으로 꼽히는 비은행 분야가 보완되면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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