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감격' 유진증권, 3년만에 '스팩합병' 트랙레코드 쌓았다'시장친화적' 평가 8호스팩 쾌속 승인…2021년 이후 첫 합병 '청신호'
윤진현 기자공개 2024-03-20 13:46:4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5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기업공개) 비즈니스' 재건을 외치고 있는 유진투자증권의 조직 재정비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최근 거래소로부터 8호스팩과 씨피시스템의 합병 승인을 받았다. 주주총회에서도 승인을 받으면 2021년 5호 이후 약 3년 만에 합병 트랙레코드를 쌓게 된다.그간 유진투자증권은 다른 중소형 하우스들과 마찬가지로 스팩에 주력하곤 했다. 매년 1~2건의 신규 스팩을 올려 물량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합병에 완주하는 건 또 다른 얘기였다.
근래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직상장과 스팩상장을 가리지 않고 각 발행사에 맞는 전략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공을 쌓아 IPO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자 실무진이 영업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정 통해 친화적 합병 구조…합병비율·시총 '하향 조정'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8호스팩과 씨피시스템의 합병 승인을 받았다. 거래소에 지난해 10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비교적 빠르게 승인 결정을 받았다. 이에 주주총회 절차 만을 남겨두고 있다.
합병 구조가 합리적인 수준인데다 실적도 안정적인 기업이기에 빠르게 합병 승인을 받았다. 8호스팩은 씨피시스템과 존속합병을 추진한다. 즉 8호스팩이 남고 씨피시스템이 소멸하는 형태인데 흔치 않은 결정을 내렸다.
그도 그럴것이 씨피시스템의 기존 주식수가 단 5만주에 불과하다. 이는 전환사채 주식 수까지 포함한 수치인데, 그간 증자 과정을 진행하지 않았던 셈이다. 이에 소멸합병이 아닌 종속합병을 통해 빠른 상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눈높이를 낮춘 점 역시 시장 친화적 합병 구조로 풀이된다. 유진8호스팩과 씨피시스템은 한 차례 정정 과정을 거쳐 합병 비율을 낮췄다. 1대 699의 비율을 최종 제시했는데 당초 예심 청구 당시(1대 830)보다 상당 수준 하향 조정했다.
씨피시스템의 수익가치를 보다 보수적으로 제시한 결과다. 씨피시스템은 2027년까지의 추정실적을 기반으로 수익가치를 매겼다. 당초 2027년까지 총 41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이라 바라봤으나 정정 후 351억원으로 수정했다. 즉 연평균성장률(CAGR)을 14.11%에서 10.33%로 낮춘 셈이다.
이렇듯 수익가치를 조정해 합병 비율을 끌어내린 결과 합병 후 총 주식수가 490만주에서 350만주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스팩 공모가(2000원)를 반영한 시가 총액 역시 980억원에서 849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렇듯 시장 친화적인 합병 구조를 고집한 만큼 주주총회에서도 합병 안건을 통과할 전망이다. 유진8호스팩과 씨피시스템은 오는 5월 20일 합병 기일을 앞두고 있다. 4월 1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과할 경우 합병 완주에 성공하게 된다.
즉 유진투자증권이 3년 만에 스팩 합병 트랙레코드를 기록할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유진투자증권은 2021년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합병을 성공한 뒤 신규 물량 확보에 적극적인 편이었으나 합병 실적은 쌓지 못했다.
거래소의 현미경 심사 기조를 넘지 못한 여파가 크다. 근래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6호스팩의 경우 지난해 5월 글로비텍과 합병 예심을 신청했다. 거래소의 심사 과정이 길어지던 와중 결국 철회를 택했다. 추후 재도전을 예고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스팩에 적극적인 하우스에 속한다. 지난해 연이어 스팩 3건의 합병 예심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에 신규 물량 확보를 위해 10호스팩 역시 올렸다. 잔존 스팩이 9호 뿐이어서다. 10호스팩은 올 2월 29일 코스닥 증시에 입성했다.
올해 역시 적극적으로 스팩 합병 및 직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입장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직상장과 스팩 상장 모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발행사의 수요에 맞는 전략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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