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AC, VC로 점프업]"소풍벤처스, 수익은 기본값…투자재원 300억 이상 확충"②한상엽 대표 "AC·VC 투자원팀' 유지"…민간·정책 '투트랙' 펀딩, 임팩트 창출 지향
이영아 기자공개 2024-03-21 08:30:07
[편집자주]
듀얼 라이선스 시대가 열렸다. 액셀러레이터(AC)가 벤처캐피탈(VC)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말 시행된 벤처투자법 개정안이 불을 지폈다. AC의 경우 VC 라이선스를 취득하더라도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초기 창업기업(3년 미만)에 투자해야 하는 의무 비율이 20%로 낮아졌다. 팁스(TIPS)를 비롯해 AC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분야에 VC가 침범하는 사례가 늘면서 고민이 깊던 AC의 VC 진출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은 듀얼 라이선스를 예고한 하우스의 청사진과 액션플랜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의 본질에 집중할 것이다. 핵심은 '비욘드 리턴(Beyond return)'이다. 수익은 기본값이다. 이를 넘어선 임팩트 창출이 중요하다.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미래를 앞당기는 사람들이다. 아직 오지 않을 미래를 만들어가는 창업자를 제일 먼저 알아보고 끝까지 도와야 한다."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사진)는 지난 5일 더벨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 그는 해외 LP 미팅을 위해 홍콩에 있었다. '국내 최초 임팩트 투자사' 타이틀을 지닌 소풍벤처스의 각오는 남다르다. 사회적 수요가 높고 상용화 시 큰 규모의 회수수익이 기대되나 다소 긴 시간이 소요되는 분야에 지속 투자하는 '인내자본'을 지향한다.
최근 주력하는 분야는 기후테크이다. 기후 위기는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이다. 하지만 VC의 관심과 투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분야이기도 하다. 기후 분야는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데다,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선도적 역할도 요구돼 리스크가 높은 투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혁신가를 가장 먼저 발굴하고, 끝까지 지원하기 위해 VC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펀딩·투자 제약을 벗어나 임팩트 투자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시리즈A 이상 팔로우온(후속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투자재원 확충도 진행 중이다. 민간자금과 정책자금 '투트랙' 전략을 통해 최소 300억원 펀딩에 도전한다.
◇기후 임팩트 주목, 포트폴리오 밸류업 지원
소풍벤처스는 사회적 필요와 투자 수익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한다. 이를 위해 5대 투자 분야로 △기후 △농식품 △헬스케어 △콘텐츠·플랫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설정했다.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기후이다. 전체 투자 중 36.76%를 차지한다.
한 대표는 "기후테크 분야는 초기부터 자금지원이 많이 필요한 분야"라며 "AC 단계에서 발굴 및 성장 지원한 포트폴리오를 성장 궤도에 올려놓는 일까지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분석을 포함해 기후테크 분야 풍부한 노하우를 활용해 밸류업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포트폴리오 밸류업에 주목하는 배경은 '혁신을 앞당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순 자본 중계를 넘어 임팩트 창출을 위해 투자 기업과 동행하겠다는 의미다. 한 대표는 "초기, 중기, 후기 등 모든 단계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투자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투자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이런 도전과 실험 자체가 스타트업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VC 라이선스를 다각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초기뿐만 아니라 중기와 후기 라운드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며 창업팀과 동행할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 자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는 전 세계적 이슈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글로벌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국면이다.
당장 투자본부 변화는 크지 않다. 소풍벤처스 투자본부는 5명의 파트너가 소속돼있다. 한 대표는 "당분간 AC와 VC 투자본부를 분리하지 않고 '원팀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업무가 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투자 라운드, 지역(국내/글로벌)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게 하우스의 복안이다.
◇'LP 신뢰' 강점, 출자사업 적극 도전 예고
펀드 운용의 자율성이 높아진만큼 투자재원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민간 자금과 정책 자금 '투트랙' 펀드레이징에 도전한다. 현재 소풍벤처스의 운용자산(AUM)은 445억원이다. 2022년(270억원)과 비교하면 규모가 50% 이상 증가했다. 운용 중인 펀드는 9개다. 올해 펀드레이징 목표는 300억원이다. 순조롭게 펀딩이 이뤄질 경우 AUM은 700억원을 넘기게 된다.
민간 펀드레이징은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소풍벤처스는 지난달 29일 '임팩트 피크닉투자조합2호'의 결성총회를 열어 1차 결성을 마무리했다. 1차는 34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향후 증액을 통해 최소 150억원 이상의 단일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신성E&G 등이 출자했다.
정책 자금 펀딩은 출자사업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소풍벤처스는 중진계정 루키리그, 임팩트 펀드에 도전했다.
한 대표는 "시드 라운드에서 벗어나 시리즈A 이상 라운드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임팩트펀드는 어센도벤처스와 컨소시엄을 결성해 투자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어센도벤처스는 임팩트투자펀드 운용과 사회적 기업 육성 경험이 풍부한 하우스"라고 했다.
한국성장금융,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등 출자 사업 도전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한 대표는 "펀드 규모를 키우면서 LP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은행, 증권을 비롯한 민간 기관과의 접점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하게 규모를 키우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별로 밟아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펀딩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소풍벤처스는 디캠프와 함께 홍콩에서 LP 미팅을 가졌다. 한 대표는 "글로벌 펀드는 꾸준하게 준비하고 있는 영역"이라며 "소풍벤처스와 포트폴리오를 알리며 신뢰를 다져가는 단계"라고 했다. 이어 "출자 검토를 하는 LP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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