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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김 빠진 수제맥주 시장

홍다원 기자공개 2024-03-25 14:48:51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 계획은 전혀 몰랐어요. 최대주주 변경 공시 올라오기 직전에 메일로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내부에 공지된 사실이 없었고 구체적인 앞으로의 계획도 전달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제주맥주의 최대주주 변경으로 떠들썩했던 이후 앞으로의 계획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들은 제주맥주 내부 관계자의 이야기다.

매각이라는 과정이 내부 직원들에게 상세히 공유될 수 없는 절차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대목이다. 대표가 급하게 제주맥주 지분을 팔아넘길 수밖에 없었고 결정이 빠르게 이뤄졌으리라 짐작했다.

'수제맥주 1호 상장사',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상장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수제맥주 기업이 상징적인 만큼 수제맥주 시장의 김이 전부 빠지는 느낌이었다.

제주맥주는 최대주주인 엠비에이치홀딩스와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 864만주와 경영권을 101억5600만원에 더블에이치엠에 매각하기로 했다.

더블에이치엠은 수제맥주와 관련 없는 자동차 수리 및 부품 회사다. 네이버에 회사를 검색해 봐도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 크게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주류 기업이 아니니 향후 제주맥주의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의문도 든다.

특히 최대주주 변경 공시와 함께 연달아 유상증자 결정과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전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당장은 자금 조달과 주가 부양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제주 위트에일'로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했다. 양조장만의 철학과 브랜드를 갖고 자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 소비자를 공략했다. 2020년 말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기업공개에도 성공했다.

상장 도전 과정에서부터 상장까지 수제맥주 기업은 물론 중소 주류 기업업체들에게 힘을 실어 줬다. 특히 수제맥주 시장은 지역 맥주라는 특색을 살려 주로 젊은 사업가들이 대거 진출한 분야였다.

물론 제주맥주도 처음부터 매각을 검토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경쟁이 심화됐고 전반적인 주류 소비가 줄어들면서 계속되는 영업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번 매각 결정은 제주맥주 내부 직원과 투자자는 물론 수제맥주 전반 업계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수제맥주 1호 상장사'라는 이름이 껍데기에 그치지 않고 가라앉은 수제맥주 시장의 탄산이 다시 살아날 수 있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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