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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K-우주항공 스타트업]'선구자' 이노스페이스, 우주발사체 '1호 상장사' 도전①예비심사 결과 발표 임박…하이브리드 기술력 강점, 사업 불확실성 극복 과제

이기정 기자공개 2024-04-15 08:33:57

[편집자주]

위성, 우주발사체, 착륙선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시대가 다가온다. 2020년 37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우주경제는 2030년 6420억달러(약 86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컨텍을 필두로 이노스페이스, 루미르, 나라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기업공개(IPO)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더벨이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상장 로드맵, 미래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주 발사체는 수천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체계 종합 제품이다. 개발 과정이 어려운 것은 물론 제품이 완벽해도 외부 변수에 발사를 실패하는 사례도 많다. 실제 글로벌 우주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스페이스X도 3번의 실패를 겪은 후에야 현재 지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는 총 40여곳의 민간 기업이 소형 우주 발사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실제 시험 발사를 마친 곳은 아직 십여 곳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오직 이노스페이스만이 시험 발사 성공이라는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내년 상업 발사를 앞두고 기업공개(IPO)에 먼저 도전한다.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에 신청한 예비심사 결과가 빠르면 이달 중으로 나올 전망이다. 회사가 주식시장 입성에 성공할 경우 국내 첫 우주 발사체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이노스페이스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단 한번의 계약으로 수백억원을 챙겨갈 수 있는 사업 모델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또 독보적인 하이브리드 로켓 제조 기술력 역시 회사가 보유한 무기다. 다만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 모델을 시장에 이해시키는 것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시험 발사 성공 후 성장 기반 마련, 글로벌 30개 기업과 계약 논의

이노스페이스는 2017년 김수종 대표가 설립했다. 한국항공대 학사부터 박사까지 마친 김 대표는 15년 이상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을 연구한 우주항공 분야 전문가다. 그는 민간에서도 우주 발사체를 충분히 쏘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 과감하게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지난 7년의 성장 과정을 돌아보면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야심차게 회사를 설립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사들이 이노스페이스를 외면했다. 특히 우주 발사체 영역이 스타트업이 다룰 수 없다는 분야라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회사는 설립 후 약 1년을 오롯이 투자사를 구하는데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시장의 냉대에 포기할 법도 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수십년 동안 축적해 온 하이브리드 로켓 기반 기술이 있기에 충분히 발사체 개발이 가능하다는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오랜시간 투자사를 설득했고 퓨처플레이로부터 첫 투자를 받는데 성공한다.

이후부터는 일사천리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인터베스트, 하나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K2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이노스페이스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투자에 나섰다.

2022년 12월 이노스페이스는 설립 후 가장 큰 전환점을 맞는다. 시험발사체 '한빛-TLV'가 준비를 마치고 발사대에 올랐다. 이에 많은 우주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발사 시도는 기상 악화와 제품 이상 등 영향으로 실패하고 만다.

절치부심한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3월 재도전에 나서 결국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한빛-TLV는 국내 민간 업체가 처음으로 쏘아올린 발사체로 기록됐다. 또 회사는 같은해 8월 브라질에 이어 호주 발사장을 확보하며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수종 대표는 "이전에는 고객들로부터 단순한 문의가 많았지만 시험 발사에 성공한 후 발사 문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현재 국내를 포함해 남미, 유럽, 아시아 등 30여개의 위성 고객사와 발사 서비스 계약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는 '반반', 수익 모델 다각화로 '플랜B' 세웠다

이노스페이스는 시험 발사 후 차근차근 상장을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기술성 평가에 나서 지난해 11월 최고 점수인 'A' 등급을 받았다. 이어 12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예심에 통상 3~4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달 중으로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분위기는 가늠하기 힘들다. 우주항공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지난해 11월 상장한 위성 솔루션 기업 컨텍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컨텍은 당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199대 1을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인 2만2500으로 확정했다. 다만 일반청약에서 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현재 주가도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시험 발사체 '한빛-TLV' 발사 모습

우주 발사체 기업 중 첫 상장이라는 점도 변수다. 이노스페이스는 단 한번의 계약으로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인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단 1건의 발사 계약으로 1188만달러(약 160억원)를 챙겨갔다. 다만 아직 상업 발사에 나선 경험이 없다. 내년 초 첫 상업 발사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만약 실패할 경우 재발사까지는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노스페이스는 향후 공모 과정에서 이같은 사업 특성을 시장에 이해시키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김수종 대표는 "우주 발사체는 기술 난도가 높기 때문에 개발과 발사 과정에서 다수의 실패와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며 "상장 과정에서 이를 시장에 이해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사 서비스 매출에만 의존하는 수익모델이 아니라 사업분야를 다각화한 비즈니스 모델도 설계하고 있다"며 "우주 발사체 개발 역량과 노하우를 통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여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저비용 신속발사' 업체 도약, '안전성·경제성' 최대 강점

이노스페이스는 글로벌 소형위성발사체 시장에서 '저비용 신속발사' 업체로 이미지를 각인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안전성과 경제성을 부각해 시장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노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은 고체로켓과 액체로켓의 특장점을 융합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의 기술은 액체로켓을 주로 사용하는 경쟁사와 비교해 구조가 매우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제작비가 저렴하고 제조 기간이 짧아 빠른 발사 서비스 대응이 가능하다.

정훈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이노스페이스의 기술은 기존의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과 달리 고성능 파라핀 소재의 고체연료를 사용한다"며 "안전한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폭발 위험성이 낮고, 안전관리비와 제조·시험 설비 구축 비용 절감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모터식 산화제 공급 펌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추력 제어 성능이 우수하다는 장점도 있다"며 "이같은 이노스페이스만의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술의 차별점은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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