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바이오, 소속은 물산…컨트롤은 전자⑨삼바, 회계상 삼성물산 연결자회사…사업지원TF 통제 받아
원충희 기자공개 2024-04-22 08:12:33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6: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내에서 제2의 반도체로 꼽히는 바이오 사업은 삼성물산의 자회사 형태로 있다. 연결종속회사라 모든 재무적 수치가 1대 주주인 삼성물산에 같이 반영된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는 삼성전자 내 사업지원TF의 통제를 받는다.이는 삼성 바이오 사업의 시작이 삼성전자 소속 삼성종합기술원(SAIT)인데다 막대한 자본을 충당할 수 있는 곳이 삼성전자 뿐이기 때문이다. 삼성 바이오 계열사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간의 임원 인사도 심심찮게 있다.
◇삼성물산, 삼바 지배력 갖추고 연결종속회사로 분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구조를 보면 삼성물산이 43.06%로 1대 주주, 삼성전자가 31.22%로 2대 주주다. 자회사 보유지분 요건이 상장사인 경우 30% 이상, 비상장사는 50% 이상이다.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은 기준을 웃돌고 있어 자회사 요건을 갖췄다. 지배력을 인정 받아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의 연결자회사로 분류된다.
2021년 5868억원이었던 삼성물산의 연결기준 자본적지출(CAPEX)이 2022년 1조2519억원, 작년 1조4262억원으로 급증한 시기를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PAEX 역시 2021년 4211억원에서 2022년 1조92억원, 2023년 1조1053억원으로 부쩍 뛰어올랐다. 사실상 한 몸으로 엮일 만큼 재무적인 연동성이 크다.
이는 2015년 9월 구 삼성물산과 구 제일모직 합병에도 요긴한 역할을 했다. 합병비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0.35대 1 비율로 책정됐는데 당시 삼성물산 시가총액은 약 8조원이라 원활한 경영승계를 위해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게 평가 받아야 했다. 제일모직 산하에 있던 바이오 사업이 그 역할을 했다. 옛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삼성물산 자회사로 들어왔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면서 장래성을 증명한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동물세포 기반 항체의약품을 수탁 생산하는 CDMO(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상업화(삼성바이오에피스)로 나뉜다. 대주주 일가→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로 이어지는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 당시에는 옛 제일모직이 삼성전자와 동일한 비율의 자본금을 납입했다. 당시 현금이 부족했던 제일모직은 외부 차입금으로 설립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공동 대주주였던 삼성전자가 있기에 가능했다. 막대한 자본투자가 필요한 바이오 업종의 특성상 우량신용을 가진 삼성전자의 후광 덕분이다.
◇모태는 삼성종기원, 사업지원TF가 컨트롤타워 역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상 지배력은 삼성물산에 있지만 정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은 삼성전자의 사업지원TF다. 삼성은 2017년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뒤 3개의 소그룹 체제로 바꿨다. 건설, 조선 등 설계·조달·시공(EPC) 계열사는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TF에서, 보험, 증권 등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에서, 반도체와 전자, IT사업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서 나눠 맡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에 가장 많은 자본을 출자한 곳은 삼성물산(옛 제일모직)이지만 사업기반을 닦은 이들은 삼성전자 종기원에서 바이오신약 개발을 담당한 인물들이다. 삼성종기원은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디바이스와 시스템, 재료와 환경, 생명 바이오 분야를 주력 연구대상으로 삼았는데 이 중 바이오 분야 인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파운딩 멤버로 들어갔다.
삼성은 1999년 그룹 내 연구개발(R&D) 허브 역할을 하는 종기원에 바이오랩을 만들고 연구자 100여명을 뽑았다. 이후 고 이건희 회장이 2010년 '비전2020'에서 바이오를 5대 신수종사업으로 꼽은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CDMO와 바이오시밀러를 주축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간의 업무 연관성은 인사 교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근 선임된 백상현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사장의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 커머셜본부 담당임원으로 근무하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로 보직 이동했으며 종기원 기획지원팀 담당임원을 거쳐 삼성바이오에피스로 돌아갔다.
김용국 삼성전자 부사장 역시 삼성바이오에피스 생산본부 담당임원으로 근무하다 2021년 12월 삼성전자 사업지원TF로 이동했다. 이들인 사업지원TF와 바이오 계열사 간의 연결채널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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