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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민희진 없는' 어도어 경쟁력 입증할까 맨파워 부재 우려에 주가 하락, 시스템 통한 IP 경쟁력 유지 '관건'

이지혜 기자공개 2024-04-24 14:17:3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 주가가 급락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24만원을 향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주가가 빠르게 떨어졌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점이다. 약 7500억원의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에 증발했다.

투자자들이 민 대표의 이탈로 뉴진스나 어도어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하면서 주가 하락을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어도어는 하이브의 대표적 걸그룹인 뉴진스가 소속되어 있는 레이블이다. 뉴진스는 5월 컴백활동을 앞두고 있다.

◇어도어 경영권 탈취 vs 자회사간 표절, 주가 하락 촉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 주가가 22일 21만2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직전 거래일 대비 7.81% 주가가 내렸다. 하이브 주가가 7%가량 내린 건 약 두 달 만이다.

하이브의 감사권 발동에 대해 민 대표는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하이브와의 갈등은 '자회사 간 표절 논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서면서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민 대표 없는 뉴진스와 어도어의 향방을 투자자들이 우려한 탓으로 보인다. 민 대표는 뉴진스의 데뷔와 어도어 설립을 이끈 인물이다. 어도어 경영권 탈취 논란의 진위 여부와 별개로 하이브가 대표 사임을 요구한 순간부터 사실상 민 대표와 동행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어도어는 하이브의 전체 실적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어도어는 2023년 매출 1103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265억원이다. 하이브의 연결기준 매출에서 어도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안팎이지만 해외 레이블을 제외, 국내 레이블만 놓고 살펴보면 존재감이 상당하다.

2023년 말 기준으로 하이브가 국내에 둔 주요 레이블은 모두 6곳 정도인데 어도어는 이 중 매출 상위 3위에 올라 있다.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뮤직이 1위이고 세븐틴 등이 있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가 2위, 어도어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어도어의 성장세는 눈에 띈다. 설립 3년차에 흑자전환했을 뿐 아니라 뉴진스만 어도어에 소속되어 있는데도 상당한 매출을 내고 있다. 어도어의 지난해 매출은 일반 중소형 엔터사보다 많다.

어도어의 성장을 이끈 건 단연 뉴진스다. 뉴진스는 2022년 7월 22일 데뷔한 5인조 다국적 걸그룹인데 데뷔곡 <어텐션(Attention)>과 <하입보이(Hype Boy)>부터 <디토(Ditto)>와 <슈퍼샤이(Super Shy)>까지 흥행곡을 잇달아 내놓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민희진 없는 어도어·뉴진스? 경쟁력 유지 ‘관건’

문제는 이런 성과를 주도한 인물이 민 대표라는 점이다. 민 대표는 2002년 SM엔터테인먼트 공채로 입사한 인물인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입지전적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등 SM엔터테인먼트 주요 아티스트의 콘셉트를 성공적으로 잡은 덕분에 2017년 등기 이사까지 올랐다.

2018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퇴사한 이후 하이브에 합류한 건 2019년이다. 민 대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새 사명인 하이브의 브랜드 디자인 총괄은 물론 공간 디자인과 신사옥 설계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

더군다나 어도어 경영권 논란은 뉴진스 컴백 활동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뉴진스는 5월 24일 한국에서 더블 싱글을 발매하는 데 이어 6월 24일 일본 더블 싱글을 내면서 일본 데뷔를 추진한다.

또 6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일본 최대 규모의 실내 공연장인 도쿄돔에서 두 번째 팬미팅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을 진행한다. 뉴진스는 하반기에도 신보를 내고 2025년에 월드투어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 대표와 결별은 하이브에게 녹록잖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진스의 성공을 이끈 키맨이 빠진 상태에서도 어도어의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시장에 입증해야 해서다.

일각에서는 어도어가 이미 안정적 시스템을 구축해뒀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를 담당한 민 대표가 빠져도 경쟁력이 여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SM엔터테인먼트나 뉴진스 데뷔 초, 민 대표가 모든 것을 주도면밀하게 살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메인 프로듀서가 프로젝트를 자율적으로 주도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뉴진스의 메인 프로듀서 역시 민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도어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K팝이 시스템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맨파워가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며 "아티스트와 키맨의 유무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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