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가치투자 VIP운용, 의결권 행사율 크게 높였다현대그린푸드·JB금융·골프존 의안에 반대

황원지 기자공개 2024-05-09 08:41:03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P자산운용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 비율을 크게 높였다. 작년에는 절반이 넘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에 불행사 결정을 내렸지만 올해는 이 비율을 10%까지 낮췄다. 또한 지난해에 비해 찬성 및 반대의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부분 안건에 찬성을 결정한 가운데 반대표는 배당 규모나 임원 보수한도 인상 등에 집중됐다. 현대그린푸드의 과소배당이나 골프존의 분할결정, 영원무역홀딩스의 임원 보수한도 상향에 제동을 걸었다. 이외에 행동주의가 있었던 JB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얼라인파트너스 측 손을 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형 행동주의 전략 유지, 불행사율 줄이겠다"

2일 더벨이 VIP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 내역(2023년 4월 초~2024년 3월 말)을 분석한 결과 찬성 및 반대표를 행사한 비율이 88%를 기록했다. 총 34개 투자기업 주주총회에서 4개의 기업에만 불행사 결정을 내렸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투자기업과 함께 성장방안을 고민하는 컨설팅형 행동주의 전략은 앞으로도 유지한다”면서도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 취지에 맞게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 비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VIP자산운용은 행사 및 불행사 사유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지난해에는 대부분 안건에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특이사항 없다고 판단”, 혹은 “후보자의 경력을 검토한 결과 선임에 결격사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 등 타 운용사와 비슷한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찬성표를 던진 안건이라도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예를 들면 롯데칠성의 이사보수지급한도 상향 안건에는 “전기 보수한도보다 규모가 10억원 증가했으나 그 증가폭이 크지 않고, 실지급률이나 유사 업종 내 기업들의 차이를 고려했을 때 과도하지 않은 수준이라 판단해 찬성한다”고 명시했다. 이외에 현대모비스나 아세아, 풍산홀딩스 등 투자기업의 이사보수한도 안건에도 구체적 기준을 들어 찬성 의견을 냈다.

◇현대그린푸드 배당금 지적…JB금융 주총서 얼라인 손 들어줘

의결권을 행사한 기업 중에는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VIP자산운용은 행사한 205개 안건 중 200개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던졌다. 비율로 따지면 97%에 가깝다. 장기적인 관점의 컨설팅형 행동주의를 전략으로 삼고 있는 만큼 투자기업의 의사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다만 현대그린푸드의 배당금 결정에는 반대표를 던졌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초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그린푸드로 나뉘어 재상장 및 변경 상장한 회사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8269억원, 영업이익 64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현금배당은 주당 325원으로 총 110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VIP자산운용은 “예정배당금 지급 수준을 비롯한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이 회사의 이익규모나 재무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대치에 미달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린푸드는 분할 후 신설법인의 배당급 총액의 합이 인적분할 전보다 증가할 수 있도록 배당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배당금 규모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VIP자산운용은 현대그린푸드 지분의 2.79%를 들고 있는 주주다.

골프존의 GDR(실내연습장) 분할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골프존은 지난해 12월 실적이 좋지 않은 GDR 사업부문을 단순 물적분할해 신설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부진한 사업을 떼어낸다는 소식에 주주들도 동의하는 분위기였으나, 골프존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회사 측이 매수해주기로 한 금액보다 당시 주가가 훨씬 낮아지면서다.

VIP자산운용은 “분할에 대한 찬반 의사결정 당시 회사의 주가가 반대의사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보다 낮으므로 분할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골프존은 높은 가격에 매수해야 하기에 자금이 유출된다.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안건이 통과됐지만,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들이 많아 결국 지난달 말 골프존 이사회는 물적분할을 취소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행동주의를 전개한 J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도 일부 반대표를 행사했다. 먼저 비상임이사를 1인으로 유지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주요 주주의 비례적 비상임이사 선임을 위해 2인 증원이 합리적이라 판단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또한 사측 인사인 사외이사 이상복, 박종일 후보에 대해서도 “오랜 재임기간에 따라 현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 저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얼라인측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표를 던지며 손을 들어줬다. 올해 J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정수진, 김기석, 이희승 후보 3인의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했다. 이사회에 우호적인 후보자 4명으로, 총 7명이 추천됐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엔 집중투표제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주주들은 7명의 후보자 중 5명의 이사에 투표해야 했다. VIP자산운용은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후보 중에서는 중도사퇴한 정수진 후보를 제외한 전원에 찬성표를 던졌다. VIP자산운용이 찬성한 2인의 후보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